일본의 지진 공포로 떨고 있다.

세계적 건설기술을 자랑하던 일본 건설업갠 비상이 걸렸다.

이번 지진을 계기로 "일본건설기술의 붕괴"라는 성급한 어휘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일본은 이미 내진,면진의 단계를 넘어 지진을 제어한다는 제진기술
까지 개발하여 실용화에 성공하고 있다.

우리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대 차가 흔들리면 넘어지지 않으려고
반사적으로 다리를 벌려서 힘껏 버틴다든지 상체나 배에 힘을 주어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이와같은 원리를 이용하여 지진발생시 빌딩 스스로 능동적 대응능력을
갖게 하는 기술이 바로 제진구조공법이다.

일본의 대표적 건설회사인 가지마건설의 경우 최근 29층규모의 동화화재
해상보험회사 빌딩(오사카 소재)에 DUOX2로 명명된 제진장치를 설치하여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건물은 현재 공사중에 있어 이번 지진에 대한 대응능력을 정확히 평가
할 수는 없으나 일단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공법은 빌딩및 주변부의 지반등 수개소에 센서를 설치하여 지진이 발생
하면 진동주기 가속도 등의 정보를 컴퓨터에 전달한다.

컴퓨터는 이 정보및 성질을 순간적으로 해석하여 제진장치에 지령을 내려
지진에 의한 요동을 제어하게 돼 있다.

일본에서는 과거에 지진대책으로 건물을 튼튼하게 만드는 강구조 이론에
기초를 둔 건축공법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가지마건설은 1968년에 일본 최초로 건물이 버드나무처럼 휘어지는
연구조공법을 개발하여 지진의 파괴력을 무력화시킴으로써 초고층의 시대를
앞당긴바 있다.

그러나 이회사는 이를 계속적으로 발전시켜 컴퓨터와 센서를 조합시킴
으로써 건물에 인식 판단 등 지능을 갖게 하였다.

이는 지진발생시 건물이 스스로의 체질을 변화시켜 지진의 파괴력으로
부터 자신을 지키게 한다는 의미에서 지금까지의 건물개념과는 다른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낸 것이다.

이토록 지진과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일본이지만 효고현 남부지진으로
고베시를 중심으로한 관서지역이 큰 아픔을 겪고 있다.

만약 지진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도 이제 지진과의 전쟁을 시작할때를 맞은 것 같다.

지구촌 곳곳에서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속출하고 있으니 더욱 걱정이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