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당좌대출금리체계가 시행초기부터 원칙없이 흔들리고 있다.

25일 금융계에따르면 조흥은행과 외환은행은 이날 당좌대출의 기준금리를
각각 연14.0%로 고시했다.

또 이날부터 당좌대출금리를 조달금리와 연동시키기로한 제일은행과 한일은
행은 각각 연14.48%와 연14.40%로 기준금리를 정했다.

따라서 이날 이들 은행으로부터 당좌대출을 일으킨 기업은 기준금리에 1.0~
1.5%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물었다.

금융계에선 그러나 지난 24일부터 하루짜리 콜금리가 법정산한선인 연25%까
지 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당좌대출금리수준은 조달금리보다 터
무니없이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은행들은 지난3일간 콜 양도성예금증서(CD)환매채(RP)의 조달금리 평
균이 연15~16%대에 달했으나 고객들의 반발을 우려, 1.5%포인트 안팎 낮춰
기준금리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이에대해 "조달금리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당좌대출금리가 연17%
대에 달한다"며 "이는 기업의 정서와 배치돼 금리를 낮게 설정했다"고 설명
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은행들이 조달금리를 기준으로 당좌대출금리를 결정키로
했으면 그 원칙을 그대로 지켜야 한다며 이런식이라면 은행들이 필요에 따라
제멋대로 당좌대출금리를 고시할수 있게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은행관계자들도 새로운 당좌대출금리가 이런 식으로 운용된다면 실세금리에
연동시켜 대기업의 재테크를 막는다는 원래의 취지는 달성하지 못한채 금리
만 인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할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신탁 신한은행등 다른 은행들도 26일부터 당좌대출금리를 실세금
리와 연동시키기로 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