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입장 ]]]

김영배 < 경총 정책본부장 >

올해 노사관계와 임금교섭은 안정요인과 불안요인이 병존하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측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먼저 안정요인을 보면 WTO체제의 발족과 그에따른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의
개막을 우선 꼽을수 있다.

경쟁력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의 노사대립적 투쟁관은 시대
착오적이며 세계화에 배치된다는게 일반적 시각이기 때문에 투쟁위주의
노동운동은 한계를 가질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음으로는 정부조직및 산하기관의 개편과 시장진입규제완화등 정부의
산업정책변화를 꼽을수 있다.

정부조직개편으로 공공부문의 노동조합은 물론 다른 노조에도 생산성향상의
중요성을 재인식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삼성그룹의 승용차사업진출에서
보듯 시장진입규제완화로 대표되는 정부의 산업정책변화가 상대적으로
대기업노조의 투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장근로자들 가운데 지난해의 무모한 투쟁이 불러온 손실에 주목해 실리
위주의 합리적 노동운동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안정요인의 하나이다.

그러나 불안요인도 만만치않다.

올해는 국내경기상승과 외화유입으로 물가불안이 야기되고 그에따라
임금상승요구가 커질 공산이 크다.

특히 지자제선거 분위기로 공권력의 이완현상이 노출돼 노사관계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으며 재야노동계의 결집체인 민노준과
한국노총이 선명성경쟁도 노사관계의 불안및 임금인상경쟁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수 있다.

이외에도 우려의 수준을 이미 넘어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도
올해 노사관계의 불안요인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상황에서 노사관계를 안정으로 끌고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나.

무엇보다도 먼저 불법행위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노사를 막론하고 이를
초기에 엄단함으로써 법질서를 명확히 세우는 것과 작년과 같이 중앙차원의
노사합의정신을 계속 발전시켜 원활한 임금합의를 도출토록 하는게 필요
하다.

중앙합의가 결렬되면 한국노총과 민노준이 조직확대방안을 임금인상경쟁에
돌입케돼 안정교섭분위기 형성이 어렵게 된다.

물론 합의가 성사될 경우에도 민노준이 노.경총 중앙임금합의 반대투쟁을
전개하겠지만 이는 여론의 통제를 받아 단기적 현상으로 그칠 것이다.

중앙차원의 임금합의는 개별사업장의 교섭에 합의정신을 확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산업현장에 합의의 풍토를 조성, 임금교섭을 원활하게 해
준다는데 목적이 있다.

기업들이 특히 관심을 두는 것은 중앙차원의 합의가 개별기업의 교섭비용을
감소시킨다는 점이다.

중앙차원의 임금가이드라인은 또 임금협상의 출발점을 제공함으로써 개별
기업의 임금협상을 용이하게 해줌과 동싱에 우리사회의 중요한 병폐요인인
기업규모간 임금격차해소를 위한 중앙단체의 정책적 개입을 허용하고
이의 시정을 위한 대책의 효율성을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