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3개월만에 200포인트이상 떨어졌다.

지수900선 붕괴도 시간문제라는게 증권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일부전문가들은 추세선을 보아 지수860선이 단기바닥이 아니겠느냐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더이상 바닥권을 예측한다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주식시장이 자생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진단이다.

24일 홍재형부총리가 밝힌 외수펀드 추가설정등의 조치로는 돌이킬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는 분석이기도 하다.

주가폭락세를 보인 지난23일 49개의 상한가종목중 관리대상종목이
30개나 차지했다는 점도 취약한 시장분위기를 읽을수 있는 단적인
사례다.

이같은 현상은 대세하락기에나 흔히 볼수있는 것으로 그만큼 매수세가
소극적이고 투자심리가 최악의 상태라는 것이다.

이미 투매국면을 맞고있는 주식시장이 정부의 세심한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한 회생불능의 중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단순한 주가부양책이 아니라 결자해지차원의
근본적인 시장안정책을 내놓아야 할때라고 주문하고 있다.

33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물량공급계획을 밝힌 것이 증시를 바라보는
정부의 안이한 시각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의
주가폭락을 몰고왔다는 점에서다.

작년말부터 이어진 통화긴축에다 공급우위정책이라는 구조적인 한계를
해소하지 않는한 시장안정은 물건너간 얘기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들은 공기업민영화와 금융기관증자와 같은 공급정책을
전면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투신사의 종목당 한도라든가 은행권 매도우위등 기존의 규제를
푸는 것은 물론 증시안정기금및 증권금융의 현금보유분을 활용한
매수방안을 마련하는등의 적극적인 수요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처방전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곧바로 지수1,000포인트를
회복할 만큼의 활황증시는 더더욱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작년9월 지수가 네자리수를 회복한 것은 경기확장에 대한 확신이
밑바탕이었다.

또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정부에서 거론중인
경기진정책얘기가 주가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의 세밀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한 투자심리안정과 공급물량에
상응하는 수요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손희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