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도 쌀을 살 수 있다"

유공이 1차적으로 직영 대리점 5곳을 지정해 24일부터 농협쌀을 판매한다.

서울여의도(흥국주유소) 강남구삼성동(오천) 송파구삼전동(삼전) 노원구
하계동(하계) 영등포구양평동(양평)등 유공의 5개 직영대리점이 농협쌀을
파는 시범주유소로 결정됐다.

유공측에서는 시범주유소의 농협쌀 판매동향을 2-3개월 파악한뒤 결과에
따라 부산 대구 광주등 전국 주요도시로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주유소의 쌀판매는 농협이 직접운영하는 양재동 직영 주요소 한
곳에서만 이뤄졌다.

이런 특수한 예를 빼고 일반 정유회사 주유소가 쌀을 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공의 손윤승판내촉진팀장은 "외국농산품수입에 직면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우리쌀을 보다 편리하게 구매할수 있도록 주유소의 쌀 판매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농협관계자도 주유소의 쌀 판매가 활성화될 수 있다면 유통비용을
줄임으로써 농민들의 UR경쟁력 확보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정유회사가 우리쌀 판매에 나서게 된 것은 업계내부의 치열할
주유소 서비스경쟁차원으로도 풀이가 가능하다.

지난92년부터 경질유(특히 휘발유)에서 국내수급이 공급우위로 전환되면서
치열한 정유회사간 시장점유율 경쟁이 본격되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경쟁사 주유소 뺏기에서 현대정유와 유공이 격돌한 석유류대리점
(미륭상사) 독점계약 소송까지 발생할 정도로 업계 경쟁양상은 "전쟁"양상을
띠었다.

이와 별도로 고액 상품권까지 거는등 경품을 미끼로한 주유소의 고객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작년11월에는 통상산업부가 주유소의 과도한 경품공여를
자제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내리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때문에 정유사들은 무리없는 새로운 고객유치작전이 절실한 입장이다.

유공측관계자도 이런 관점에서 주유소의 농협쌀 판매가 대외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사업이 될 것으로 낙관했다.

<양홍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