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업태의 트레이드마크는 파격적인 할인판매다.

"가격파괴"로까지 불릴 정도로 상품을 싸게 팔 수 있는 비결은 판매원가를
최대한 낮추는데 있다.

물건을 싸게 팔려면 우선 상품을 매입할 때부터 싸게 사야 한다.

여기서 현금구매니 다량구매니 하는 말이 나온다.

도매상을 거치지 않으면 중간 유통마진도 줄일 수 있다.

다음으론 인건비 판매관리비 등 점포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거나
처음부터 건축비 인테리어비 등을 적게 들임으로써 금융부담을 피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의미에서 셀프서비스를 채택,판매사원을 줄임으로써 소비자가의
10%를 할인해 팔겠다는 수퍼마켓의 이념은 신업태의 출발점이다.

상품의 품질이 비슷하다면 굳이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내셔널브랜드
(Natio nal Brand)상품만 취급할 필요도 없다.

유통업체가 자사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제조업체에 하청을 주어 생산한
자사상표(Private Brand)상품은 NB상품과는 달리 광고비 등이 제품가에
포함되지 않아 그만큼 싼 가격에 물건을 팔 수 있다.

활발한 PB상품의 개발은 신업태의 기본이다.

양판점 할인점 창고형매장 등 신업태의 발달사는 곧 유통업계의 피나는
비용절감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비자는 반드시 값이 싼 것만을 원하지는 않는다.

신업태는 저가격과 고서비스란 상반된 과제중에서 무엇을 더 중시
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최근 급속히 늘어나는 신업태의 종류를 소개한다.

<>디스카운트스토어(Discount Store) : 신세계백화점이 93년11월 E마트
창동점을 선보이며 국내에도 디스카운트스토어가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보통 할인점이라 불리며 생활잡화와 식품은 물론 간단한 의류와
가전제품을 시중가보다 30-50%가까이 싸게 파는게 특징이다.

이는 철저한 셀프서비스와 작은 건축비 투자,7-8%의 낮은 마진율 책정,
현금다량구매 등 구매방식의 혁신으로 가능했다.

E마트의 성공이후 뉴코아백화점의 뉴마트 농심가의 메가마켓 등
타업체의 관심이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다.

<>회원제 창고형 매장(MWC,Membership Wholesale Club) : 보통 땅값이
싼 교외지역에 창고형 매장과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상품을 박스단위로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이 서울 양평동에 설립한 프라이스클럽이 첫 사례.

고객들이 차를 몰고와 물건을 산 뒤 직접 운반해가야 하며 크레디트카드
등 외상거래 대신 현금으로만 살 수 있는 캐쉬앤캐리(Cash & Carry)
점포이다.

업체로서는 연간회비를 받아 운용함으로써 박한 이윤율을 보충하게
된다.

<>아웃렛(Outlet) : 제조업체가 철지난 재고품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아웃렛의 개설이다.

상설 할인매장의 의미를 갖고 있는 아웃렛은 원래 제조공장이 주변에
직영판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팩토리아웃렛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류업체인 이랜드가 지난해 당산동에 "아웃렛2001"을
처음 선보였다.

<>하이퍼마켓(Hypermarket) : 취급상품과 운영방식은 수퍼마켓과
비슷하지만 훨씬 더 크고 정육 청과 등 1차식품의 취급비중이 높은게
특징이다.

공산품 위주의 할인점과 수퍼마켓을 혼합한 형태로 생각하면 편리하다.

미국에서는 수퍼센터란 용어를 즐겨 쓰는데 월마트의 수퍼센터가
특히 유명하다.

국내에도 프랑스의 카푸 프로모데스 등 외국 대형업체가 곧 상륙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