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급시설 사고로 3일째 울산정유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유공이
20일 통상산업부에 정부비축 등.경유 20만배럴(16만 드럼)의 대여를
요청해 눈길.이에 덩달아 호남정유등 다른 정유사들도 "짭짤한 차익"이
보장되는 정부 비축유의 공급을 희망해 와 통산부가 교통정리에 고심하고
있다.

유공은 지난18일 밤 들쥐가 전력선을 갉아먹는 바람에 동력선이 끊어져
하루 61만배럴 처리능력의 원유상압정제시설(CDU)이 가동을 중단한후 20일
오후 늦게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갔다.

이에따라 유공은 46시간 정도 정제시설을 가동 못해 최근 난방용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등.경유의 재고가 곧 바닥 날 지경이라며 정부에
구원을 요청한 것.

그러나 통산부는 비상시 국내 석유수급 불안정이 야기될때만 공급하게
돼 있는 정부 비축유를 민간기업의 요청대로 모두 빌려줄 수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

특히 등.경유는 계절에 따라 가격등락이 심해 지금처럼 가격이 높을때
빌려주었다가 가격이 떨어지는 여름철에 되돌려 받으면 해당 기업에
막대한 차익을 남겨주는 "특혜"인 셈이어서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

실제로 등유는 작년1월 배럴당 25달러였던 것이 여름인 8월엔 21달러로
가격이 떨지는등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유종.

따라서 1월에 정부비축유를 공급받았다 8월에 되갚을 경우 최소한 배럴당
4달러의 차익이 떨어지는 셈.

여기에다 유공이 정부에 비축유 공급을 요청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호남정유등 다른 정유사들도 앞다퉈 비축유 대여를 요구해와 통산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

통산부 관계자는 "정부로선 개별 기업의 재고조절 보다도 국내 전체적인
수급안정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며 "정유5사의 등.경유 재고 물량을
종합적으로 체크한후 정부비축유 공급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