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협중앙회는 네팔근로자의 명동성당 농성사건을 계기로 불거져
나온 외국인근로자문제의 해결을 위해 16일 외국인연수제도 종합개선책을
마련 발표했다.

박상규 기협회장은 이날 오전 기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외국인근로자
의 임금을 기본급기준으로 현재의 2백~2백60달러에서 3백30달러수준으로
올리고 국별 임금차별철폐 상해보상보험범위확대 송출기관의 불합리한
관행 개선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수생의 선발과 심사활동을 강화하고 국내 연수업체가 연수생에
대해 부당행위시 연수업체지정을 취소하는등 국내업체에 의한 부당노동행위
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처키로 했다.

기협은 이같은 내용을 이미 재정경제원 통상산업부 노동부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쳤으며 당장 시행가능한 것은 바로 실시하고 임금인상과 국별
임금차별철폐는 상반기중 시행에 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협이 대책을 마련한 것은 비단 네팔 근로자 농성뿐 아니라 지난
1년동안 외국인근로자의 입국 배정을 총괄하다보니 외국인의 직장무단이탈
일부업체의 체임 체벌 상해발생때의 보상미흡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
한데 따른 것이다.

>>> 외국인근로자의 현황 <<<

지난해 중반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생은 15일까지
총도입 예정인원 2만명중 1만8천9백11명이 들어와 4천3백여 업체에
배정돼 있다.

이들과는 별도로 섬유와 신발분야에 들어오기로 돼있는 1만명중 이날까지
4백39명이 들어왔다.

약 2만명의 인원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입국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필리핀 네팔 인도네시아등 11개국에서 들어오고 있으며
인력난이 심한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이 받는 임금은 기본급은 월2백~2백60달러이지만 잔업에 휴일수당
등을 합칠 경우 실제 받는 임금은 약 5백달러에 이른다.

한달에 자국에서 받는 임금의 약 1년치를 버는 셈이다.

국내에는 이들 합법적인 외국인 근로자이외에 불법체류자들도 있다.

관광비자등으로 들어와 체류기간을 넘긴채 불법으로 취업하고 있는
외국인들이다.

이들은 약 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주로 구로공단이나
남동 반월 시화 성남등 중소기업들이 밀집된 지역에서 일하고 있다.

일부는 건설현장 서비스업종등에 취업하고 있다.

>>> 외국인근로자의 문제점과 원인 <<<

외국인근로자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산업기술연수생과 불법체류자가 혼재
된데서 비롯된다는게 기협의 시각이다.

이로인해 보수구조의 이중화 사업장 무단이탈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산업기술연수생은 국가간에 이미 합의한 임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나
불법체류 외국인은 이들보다 50~1백% 많이 받고 있어 보수구조가
이원화되고 있다.

이같은 임금격차에 근로자이직을 유혹하는 악덕브로커까지 가세,연수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흔들고 있다는 시각이다.

생김새가 똑같고 말이 통하며 국내사정을 잘아는 중국교포들의 잦은 직장
이탈까지 겹쳐 외국인근로자의 불법이직등이 성행하고 있다.

기협은 전체 외국인연수생중 약 7%에 이르는 1천4백명이 직장을 무단 이탈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외국인근로자 송출기관들이 이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받거나
이들의 대리인들이 임금을 떼어먹는 사례까지 발생해 외국인근로자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송출기관은 현지국정부가 추천해 기협이 선정한 인력송출업체로
현재 11개국에 21개가 있다.

이들은 한국업체를 대신해 인력을 모집해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다수 외국인근로자들은 한국에서 많은 임금을 받고 일한다는데
긍지를 갖고 있으나 일부 근로자들은 불법체류자보다도 낮은 임금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일부 송출기관이 제때 임금을 주지 않고 몇몇 한국기업가들이
체벌을 가하는등 인간적인 대접을 안해준다는데 불평을 나타내고
있다.

>>> 종합대책의 주요내용 <<<

기협의 종합대책은 크게 두갈래로 나뉘어져 있다.

첫째 연수생의 사업장 이탈방지이다.

이를 위해 기협은 연수생과 불법체류자간의 임금및 수당등의 근로조건
격차를 해소키로 했다.

올 상반기중 기본급을 현재의 2백~2백60달러수준에서 3백30달러수준으로
올리고 연수수당도 연수업체와 연수자간에 자율조정해 적법취업자가
임금면에서 불이익을 받는일이 없도록 최대한 배려키로 했다.

또 국가별로 차별화돼 있는 임금체계를 개선,동일한 기본급으로 대우할
계획이다.

또 이들이 다칠 경우 충분한 치료와 보상이 이뤄질수 있도록 상해보상의
보상 범위를 확대, 치료비는 현재의 최대 2백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또 그동안 규정에 없던 질병사망은 1천4백20만원 질병치료는 3천만원까지
보험을 통해 보상키로 했다.

이들 상해보험관계는 보험회사와 협의를 거쳤으며 재정경제원의 승인을
받는대로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송출기관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부당한 수수료와 과다한
보증금 징수를 개선토록 해당국 정부에 요구키로 했으며 임금도 연수업체가
송출기관을 거치지 않고 외국인근로자에게 직접 주기로 했다.

아울러 법무부 노동부등 유관기관 협조, 불법체류자및 이들을 고용하는
업체의 단속을 강화키로 했다.

둘째 연수생의 선발과 입국전후의 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송출기관의 연수생선발과정에 기협중앙회 산업기술연수협력단의 관계자가
참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입국전에 한달간 송출기관이 현지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입국후엔 기협이
1주일정도의 교욱을 실시해 직장 무단이탈방지등에 노력키로 했다.

또 기협의 산업기술연수협력단의 조직및 기능을 보강,연수생및 연수업체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연수생고충처리센터도 운영키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