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페소화사태/파장] 현지진출 한국기업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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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외환위기가 일파만파로 번져나가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적잖은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시장에 대한 우회 진출기지로 멕시코를 지목, 다투어 진출해 온 한국
기업들이 요즘 톡톡이 홍역을 치루고 있는 있는 양상이다.
페소화가치의 급격한 하락과 이에 따른 인플레 앙등으로 현지 종업원들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퇴로
수출마저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멕시코경제가 돌연 혼미에 빠져듦에 따라 멕시코에 대한 신규및
증설투자를 추진해 온 상당수 한국기업들이 계획을 전면 보류하거나 재검토
하는 등 파장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은 삼성 LG 대우등 전자 3사를 비롯,
현대정공 새한미디어 대원기계 영창정밀등 22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중 수출물량이나 현지생산 규모에서 전자업계가 전체 한국기업의 95%를
차지, 절대적 비중을 점하고 있다.
그만큼 전자업계가 입고있는 타격도 크다.
삼성 LG등 전자회사들은 작년 12월 20일 멕시코정부가 페소화 환율을 15%
평가절하키로 하는 신환율정책을 공식 발표한 이래 한달가까이 정상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12.20 멕시코 외환개혁조치"이후 열흘남짓새 페소화 환율이 40%이상이나
폭락하는 바람에 현지 경제가 거의 마비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급속한 환율평가절하에 대처하려면 현지판매 제품의 물건값을 올려받아야
하지만 요즘 멕시코경제 형편을 보면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종전가격을 그대로 받아서는 환율절하폭 만큼 고스란히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게 돼 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다는 얘기다.
현지에서 컬러TV를 생산하고 있는 대우전자 멕시코법인의 이영렬이사는
"물건출하를 중단하고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런 사정은 현지에 진출한
다른 한국계 기업들도 대동소이하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전자의 다른 관계자는 "물건 값 인상으로 환차손을 보전할 수는
있겠지만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럴 수 없는 노릇아니냐"고 반문
했다.
전자업체들이 겪는 또다른 어려움은 연일 환율이 폭락하다 보니 현지 판매
대리점들에 깔아놓은 외상대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환율폭락사태가 일기 전에 제품을 공급했기 때문에 환율절하분 만큼은
앉아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현지매출액 2천6백만달러 어치중에서 1천만
달러어치를 외상 거래했었다"며 "현재의 환율수준으로 계산하면 대략 1백
50만달러 가량의 환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한국계 기업들이 고스란히 손해만 보고있지 만은 않다.
대우전자의 경우 환리스크헷지(rist hedge)를 위해 현지 은행과 환율
스와프거래를 해왔다고 한다.
외상거래에 따른 환차손은 은행으로부터 보전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페소화 폭락사태가 불거져 나오고 난 뒤에는 일체의 상품거래를 달러화
결제 조건으로만 하는등 나름의 "안전조치"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적일 수 밖에 없다.
멕시코 경제가 워낙 소란스러워 안정적인 영업을 할 수가 없다는게 현지
진출 한국계 기업들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다만 대우전자를 비롯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정공등 현지 한국계 기업들의
대부분이 생산제품을 멕시코현지보다는 미국에 우회 수출하고 있어 판매
결손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또 환율절하에 따른 반사이익도 없지만은 않다.
현지에서의 자재구입비용이나 일반관리비등이 절감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
이다.
그러나 이에따른 플러스효과는 아주 미미하다는게 현지 진출 업계관계자들
의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현지 구매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인플레 보전책
으로 멕시코정부가 현지에서 영업하는 모든 기업들에 대폭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지난해 각각 8천만달러 안팎씩을 멕시코에 수출했던 삼성물산
LG상사등은 수출물량을 조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멕시코법인의 한 관계자는 "현지법인이 한국에서 수입한 물건을
팔아서는 이익을 남기기 힘들어졌다"며 "당분간 대한수입업무를 중단하고
이 곳의 물건을 제3국에 팔거나 한국에 수출하는 업무에 주력해야 할 형편"
이라고 말했다.
무역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떠오르는 시장" 멕시코에 적잖은 수출물량
을 소화해온 한국 제조업체들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게 분명하다.
지난 93년 한햇동안 한국은 멕시코로부터 1억5천7백57만2천달러어치를
수입한 반면 대멕시코 수출은 9억9천7백8만1천달러에 달했었다.
멕시코에 대한 수출규모는 작년 1-10월중 10억8천1백98만달러로 더욱
늘어나는등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발효에 따른 적잖은 멕시코특수를
누려온 터였다.
멕시코진출 계획을 보류하거나 재검토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에 총 4억달러를 들여 "전자 복합생산단지"를 건설,
이미 가동중인 컬러TV공장 이외에 올해부터 97년까지 <>브라운관 <>전자
부품 <>카메라공장을 연차 설립키로 한 삼성그룹은 페소화사태의 추이를
보아가며 계획이행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균 17%에 이르는 미국의 높은 섬유수입관세를 피하기 위해 관세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멕시코에 직물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추진해 온 제일모직
도 일단 이 계획을 보류키로 했다.
미국의 중소규모 기업과 합작해 컴퓨터공장을 멕시코에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주)대우측도 "관망"쪽으로 돌아섰다.
페소화폭락 사태에 따른 멕시코경제의 불안은 칠레 브라질등 인근 국가들
에도 파급될 것으로 우려돼 현지 한국계 기업들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관심은 현재의 페소화폭락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로 모아진다.
이재훈통상산업부 미주통상담당관은 "멕시코와 함께 북미자유무역지대
(NAFTA)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가 더이상의 환율혼란을 막기위해
적극 개입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최악의 위기국면에서는 벗어날 전망"이라며
"정부로서도 기업들이 입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재고상품의 우회수출을
지원하는 등의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6일자).
적잖은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시장에 대한 우회 진출기지로 멕시코를 지목, 다투어 진출해 온 한국
기업들이 요즘 톡톡이 홍역을 치루고 있는 있는 양상이다.
페소화가치의 급격한 하락과 이에 따른 인플레 앙등으로 현지 종업원들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퇴로
수출마저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멕시코경제가 돌연 혼미에 빠져듦에 따라 멕시코에 대한 신규및
증설투자를 추진해 온 상당수 한국기업들이 계획을 전면 보류하거나 재검토
하는 등 파장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은 삼성 LG 대우등 전자 3사를 비롯,
현대정공 새한미디어 대원기계 영창정밀등 22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중 수출물량이나 현지생산 규모에서 전자업계가 전체 한국기업의 95%를
차지, 절대적 비중을 점하고 있다.
그만큼 전자업계가 입고있는 타격도 크다.
삼성 LG등 전자회사들은 작년 12월 20일 멕시코정부가 페소화 환율을 15%
평가절하키로 하는 신환율정책을 공식 발표한 이래 한달가까이 정상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12.20 멕시코 외환개혁조치"이후 열흘남짓새 페소화 환율이 40%이상이나
폭락하는 바람에 현지 경제가 거의 마비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급속한 환율평가절하에 대처하려면 현지판매 제품의 물건값을 올려받아야
하지만 요즘 멕시코경제 형편을 보면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종전가격을 그대로 받아서는 환율절하폭 만큼 고스란히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게 돼 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다는 얘기다.
현지에서 컬러TV를 생산하고 있는 대우전자 멕시코법인의 이영렬이사는
"물건출하를 중단하고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런 사정은 현지에 진출한
다른 한국계 기업들도 대동소이하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전자의 다른 관계자는 "물건 값 인상으로 환차손을 보전할 수는
있겠지만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럴 수 없는 노릇아니냐"고 반문
했다.
전자업체들이 겪는 또다른 어려움은 연일 환율이 폭락하다 보니 현지 판매
대리점들에 깔아놓은 외상대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환율폭락사태가 일기 전에 제품을 공급했기 때문에 환율절하분 만큼은
앉아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현지매출액 2천6백만달러 어치중에서 1천만
달러어치를 외상 거래했었다"며 "현재의 환율수준으로 계산하면 대략 1백
50만달러 가량의 환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한국계 기업들이 고스란히 손해만 보고있지 만은 않다.
대우전자의 경우 환리스크헷지(rist hedge)를 위해 현지 은행과 환율
스와프거래를 해왔다고 한다.
외상거래에 따른 환차손은 은행으로부터 보전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페소화 폭락사태가 불거져 나오고 난 뒤에는 일체의 상품거래를 달러화
결제 조건으로만 하는등 나름의 "안전조치"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적일 수 밖에 없다.
멕시코 경제가 워낙 소란스러워 안정적인 영업을 할 수가 없다는게 현지
진출 한국계 기업들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다만 대우전자를 비롯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정공등 현지 한국계 기업들의
대부분이 생산제품을 멕시코현지보다는 미국에 우회 수출하고 있어 판매
결손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또 환율절하에 따른 반사이익도 없지만은 않다.
현지에서의 자재구입비용이나 일반관리비등이 절감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
이다.
그러나 이에따른 플러스효과는 아주 미미하다는게 현지 진출 업계관계자들
의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현지 구매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인플레 보전책
으로 멕시코정부가 현지에서 영업하는 모든 기업들에 대폭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지난해 각각 8천만달러 안팎씩을 멕시코에 수출했던 삼성물산
LG상사등은 수출물량을 조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멕시코법인의 한 관계자는 "현지법인이 한국에서 수입한 물건을
팔아서는 이익을 남기기 힘들어졌다"며 "당분간 대한수입업무를 중단하고
이 곳의 물건을 제3국에 팔거나 한국에 수출하는 업무에 주력해야 할 형편"
이라고 말했다.
무역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떠오르는 시장" 멕시코에 적잖은 수출물량
을 소화해온 한국 제조업체들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게 분명하다.
지난 93년 한햇동안 한국은 멕시코로부터 1억5천7백57만2천달러어치를
수입한 반면 대멕시코 수출은 9억9천7백8만1천달러에 달했었다.
멕시코에 대한 수출규모는 작년 1-10월중 10억8천1백98만달러로 더욱
늘어나는등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발효에 따른 적잖은 멕시코특수를
누려온 터였다.
멕시코진출 계획을 보류하거나 재검토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에 총 4억달러를 들여 "전자 복합생산단지"를 건설,
이미 가동중인 컬러TV공장 이외에 올해부터 97년까지 <>브라운관 <>전자
부품 <>카메라공장을 연차 설립키로 한 삼성그룹은 페소화사태의 추이를
보아가며 계획이행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균 17%에 이르는 미국의 높은 섬유수입관세를 피하기 위해 관세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멕시코에 직물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추진해 온 제일모직
도 일단 이 계획을 보류키로 했다.
미국의 중소규모 기업과 합작해 컴퓨터공장을 멕시코에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주)대우측도 "관망"쪽으로 돌아섰다.
페소화폭락 사태에 따른 멕시코경제의 불안은 칠레 브라질등 인근 국가들
에도 파급될 것으로 우려돼 현지 한국계 기업들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관심은 현재의 페소화폭락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로 모아진다.
이재훈통상산업부 미주통상담당관은 "멕시코와 함께 북미자유무역지대
(NAFTA)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가 더이상의 환율혼란을 막기위해
적극 개입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최악의 위기국면에서는 벗어날 전망"이라며
"정부로서도 기업들이 입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재고상품의 우회수출을
지원하는 등의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