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자금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있다.

시중자금사정이 풍부한데도 회사채금리등 장기금리는 물론 콜금리같은
단기금리도 계속 치솟고 있다.

3년만기회사채유통수익율이 이날 연 14.90%로 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콜금리가 연16%로 하룻만에 0.0%포인트 뛰어올랐다.

예년같으면 1월은 자금비수기로 자금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달이었으나
자금시장관계자들은 이같은 금리상승세가 쉽게 꺽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자금풍요속의 금리상승"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자금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경기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경기과열을 우려한 정부에서 정책기조를 "안정"
쪽으로 급격히 선회한 때문으로 분석하고있다.

기업들이 투자자금을 마련하기위해 회사채발행을 확대하는등 자금수요는
계속되고있으나 정부에서 총통화(M2)를 예년보다 낮은 수준인 연중 12-16%
증가하는 선에서 공급하겠다고 하는등 기본적인 자금의 수급균형이 깨져서
생기는 현상이란 설명이다.

기업들은 1월중에만해도 1조6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차환발행분 약 5천5백억원을 감안하면 9천억원이상이 순증발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채를 사주는 기관투자가들은 정부의 안정정책으로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사채 매입을 서두르지 않고있다.

좀 더 기다렸다 사면 더 싼 값(높은 금리)에 회사채를 살수 있는데
미리 살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기관투자가들의 관망세가 금리상승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채권시장에선 이에따라 회사채수익율이 적어도 연15%는 가볍게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등 통화당국에서 연중 총통화증가율 목표치를 유지하기위해
설이 들어있는 1월중에도 통화를 가급적 최소한으로 공급하고 설이
끝나는 2월부터는 통화환수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현실적"인
전망들도 금리 오름세를 재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설이 2월초에 있었던 탓에 2,3월중에 설자금을 끌어
들이기 위한 통화채 발행이 많았다.

따라서 이달중 돌아오는 통화채차환발행물량이 1조5천억원에 불과하나
2월에는 4조1천억원에 달하는등 1.4분기중에만 모두 6조5천억원에
이른다.

통화당국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통화채만을 차환발행한다해도 통화긴축은
불가피진다.

한은은 이런 긴축의지를 은행들에게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지준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의 지준부족규모는 12일현재 당일기준으로는 1조5천억원에 달하고
적수로 따지면 2조5천억원에 이른다.

당일기준의 지준부족이 1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따라서 은행들은 오는 21일의 지준을 무사히 넘기기위해 콜시장에서
단기자금을 마구잡이로 끌어당기는 한편 양도성예금증서(CD)의 발행
물량을 늘리고 있어 콜금리와 CD유통수익율이 올라가고있다.

은행들의 자금이 부족한 것은 지난 연말에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린 탓에
월초인 10일현재 총통화증가율이 평잔기준으로 18.9%,말잔기준으로 19.0%
를 기록할 정도로 통화수위가 높아 정부에서 재정방출을 연기하는 등
은행권으로의 자금유입이 줄어들고 있기때문이다.

여기에 정보통신부등 정부에서 사회간접자본투자(SOC)용으로 은행
신탁계정이나 투신사에 예치해놓고 있던 자금을 7천억-8천억원가량
빼내가고 있어 자금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있다.

시중실세금리가 치솟자 대기업들은 자금조달창구를 회사채발행등
직접금융시장에서 은행대출쪽으로 선회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대기업들의 은행대출요청이 많아지면서 은행들이 대기업대출을 늘릴경우
가뜩이나 자금부족으로 애로를 겪고있는 중소기업들은 월말 설을 전후해
극심한 자금궁핍현상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