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 김종필대표의 퇴진을 공식 통보함에 따라
향후 민자당의 지도체제가 어떻게 짜여질것인지와 퇴진하는 김대표는
과연 당에 잔류할것인가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자당은 지도체제 개편과 관련 13일 현재까지도 구체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전당대회준비위에서 의견수렴을 하고 있는 단계이긴 하나 여권
핵심부에서는 이미 총재-당의장(또는 부총재)-당3역으로 이어지는
단일지도체제를 채택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신설될 당의장직에 누가 발탁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당의장직은 당명이 바뀌어 탄생하는 "YS당"의 얼굴이라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차기구도를 점칠수 있는 단초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현재 김윤환정무장관 이한동원내총무 최형우전내무장관등
소위 실세중진들이 거명되고 있다.

이들 세인사중 올 6월의 지자제 선거등을 감안해 당의 화합을 도모하고
특표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민정계인 김정무나 이총무의
기용가능성이 높다는게 현재로서는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친정체제를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민주계인 최전장관에게
당의장을 맡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당밖에서 세계화의 이미지에 맞고 어느정도 정치력을 갖춘 인사를
전격 발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당지도체제의 골격이 내주말께 확정될 예정이어서 그에따른 김대통령의
당고위직에 대한 인사도 그때가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당직자들의 취임일은 제2창당이라할수 있는 대달 2월7일
전당대회 날짜에 맞출것이 확실시된다.

한편 대표직에서의 퇴진을 통보받은 김종필대표는 13일 울산 남부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하는등 대표로서의 일상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어
그의 "복안"이 무엇일까에 대한 추측이 분분하다.

특히 대표퇴진에 강력 반발해온 김대표가 이날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없이 "김영삼대통령의 나라통치를 위한 의지를 잘새겨야 한다"며
"정치를 비롯 모든일이 잘 이룩돼 제2의 광복,즉 통일을 이룰수 있도록
굳게 단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대해 당내에서는 대표퇴진을 "순순히" 수용한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김대표는 이날 그러나 "후임이 결정되면 사퇴하고 평당원으로 남겠다는
의사를 청와대에 이미 통보했다는데"라는 질문에 "거짓말이야"라고
역정을 냈다.

한 측근은 이와관련,"대표경질여부는 당헌상 총재의 권한인 만큼 총재가
결정할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당총재가 임명직
당직자를 경질하면 당연히 물러나는 것이지 사퇴나 수용여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김대표가 여전히 "강제퇴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자당내 공화계인사들은 앞으로의 거취와 관련, 김대표가 탈당을
감행할 경우 행동를 같이한다는데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계측은 그러나 김대표가 탈당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하더라도 내달
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개최시점을 전후해 감행해야할 것인지 당내에 남아
앞으로의 정국추이를 보아가며 기회를 잡을 것이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JP의 결정에 따르되 일단은 당에 남아 세를 모아간다는 전략이
적절할 것이라는 것이 다수의견이라고 공화계의 한 인사가 전했다.

결론적으로 민자당이 새당명과 새얼굴로 다시 출발하더라도 당내에서는
여전히 JP변수가 잠복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에따른 불협화음은 오는
6월의 지자제선거와 내년의 총선을 거치면서 형태야 어떠하든 정계개편
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게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