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사회에 데이터베이스(DB)는 공동의 정보와 문화자산을 통합관리
해주는 거대한 도서관 역할을 한다.

DB도서관은 일반 도서관과는 달리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고 많은
자료를 보관할 수 있으며 원하는 형태의 자료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DB도서관은 PC통신망등 각종 정보망과 연결돼 24시간 언제든지
들어가 자료를 들춰볼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다.

데이터베이스가 도서관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자료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또 그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은 서양에 비해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극히 부진하다.

그 원인으로는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 부족보다는 문화적 정서적
요인이 많이 지적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기를 꺼리는
마음이 데이터베이스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서양은 자신들의 정보를 사회에 공개하고 공유하려는 자세와
사회적 분위기가 일찍부터 형성됐다.

또 각종 정보구축의 표준화 작업과 지적 재산권에 대한 보호장치가
마련돼 데이터베이스의 정상적인 유통이 촉진됐던 것이다.

한편 일본은 자료의 축적과 공개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있는 정보를 찾는 방법이 일찍 발달했다.

지난 60년대부터 일본인들은 세계 각국의 데이터베이스를 뒤지며
산업정보와 기술정보등을 온라인으로 검색하고 다녔다.

정보검색을 통해 일본은 미국이 만들어 놓은 데이터베이스를 빠른
시간안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DB도서관을 통해 자료를 함께 나누는 것이 결국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때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활기를 띨 것이다.

<김승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