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9일 한국통신주식 2차입찰 =1천4백40만주(예정가 주당2만9천원)
매각에 경쟁률 7대1.낙찰가는 3만4천7백원.

11월10일 한국통신주식 3차입찰=8백75만주(예정가 주당3만1천원) 매각에
경쟁률 42.6대1.낙찰가는 4만7천1백원으로 예정가보다 무려 51.9%나
높았다.

11월25일 중소기업은행 공모증자=2백88만주(발행가 5천5백원) 1천5백
84억원에 2조1천4백24억원이 몰려 경쟁률 13.5대1. 올해 주식공모부문의
열기를 읽을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보장된 수익"이란 환상에 대규모의 부동자금이 몰려든 결과이다.

올해 주식공모부문에선 기업공개등의 "제도권"보다 한국통신주식 공개
매각을 위한 입찰이나 중소기업은행 장외공모증자등과 같은 "장외"가
훨씬 뜨거웠다는 평이다.

제도권 발행시장의 열기도 물론 거셌다.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기업공개가 급증했고 이를 겨냥하고
시중자금이 대거 이쪽으로 몰려왔다.

다만 장외가 워낙 뜨거워 상대적으로 차갑게 느껴질 따름이다.

올해 기업공개규모는 25개사 5천7백96억원.지난해 7개사 1천8백12억원에
비해 3배쯤된다.

발행시장에 몰린 자금수위를 가늠할수 있는 바로미터인 한국증권금융의
공모주청약예치금도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말 7천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12월3일 2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최근 잔고가 2조2천억원에 이르러 지난해말의 3배수준으로 늘었다.

주가가 오르면서 발행시장의 수익이 짭짤해지자 시중자금이 몰린
결과다.

실권주 일반공모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유상증자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사겠다고 청약한 규모가 공모규모의
1백배를 넘어선 경우가 무려 5번이나 됐다.

특히 지난달23일 보락 실권주 공모는 1백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발행시장으로 몰려든 자금에 대해 증권전문가들은 "안정성과 고수익성을
함께 노린 자금"으로 평한다.

안정성은 높지만 수익률이 낮은 은행저축이나 채권투자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수익성이 높으면서 덜 위험한 대상"을 찾아 이곳으로 몰렸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렸다고는 하지만 종목별 주가차별화가 심해
개인투자가가 유통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수익을 올리기 힘들었다는
점도 발행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도록 부추기는 노릇을 했다는 분석이다.

공모열기의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특히 한국통신주식 입찰등에는 일시에 거액의 자금이 몰려들어 자금시장
에 난기류를 만들어냈다.

또 "주식을 확보만 하면 엄청난 수익이 보장된다"는 기대심리가 과열을
낳아 오히려 "투전판"으로 변했다는 비판까지 일었다.

한국통신주 2차매각 청약을 담당한 외환은행은 컴퓨터조작파문에
휩싸이며 은행장이 물러나는 지경에 이른 것이 "과욕이 빚어낸 불상사"로
손꼽히고 있다.

<정건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