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동숭동중독환자라고 할만큼 연극동네 동숭동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번 시집은 바로 이 연극동네에서 지내면서 느끼고
겪은 일에 대한 추억을 담고 있습니다"

세번째시집 "우리들의 숙객"(공간미디어간)을 펴낸 시인 박용재씨(34)의
출간에 대한 변이다.

현역기자(스포츠조선)이기도 한 박씨는 "5년간 연극을 담당하면서 쌓은
연극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고 밝힌다.

동숭동시절이란 부제가 붙은 "우리들의 숙객"은 제1부 연극,2부 연극인,
3부 그리고나로 이뤄진 연극시집.

1부 "연극"에서는 동숭동에서 포스터를 붙이는 연극인들의 풍경,
"북어대가리" "허재비놀이" "길떠나는 가족"등 그간 공연된 연극에 대한
감상을 다뤘다.

관심을 끄는 부분은 2부 "연극인". 임영웅 손숙 윤석화 윤소정 이윤택씨
등 연극인에 대한 단상을 그려놓았다.

시인은 윤석화씨를 "무대위에서는 씩씩하고/무대밖에서는 용감한 여자"
라고 묘사하고, 연출가 강영걸씨에 대해서는 "술취한 얼굴로 벙거지를
쓰고 다니는" 연극에 흠뻑 빠진 술꾼으로 표현한다.

3부에서는 동숭동거리를 헤매는 시인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문학과 연극은 영원히 떠날수 없는 고향같은 것입니다. 앞으로는
연극에 대한 느낌을 시로 표현하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문학과
연극을 동시에 사랑하기 위한 방법인 셈이죠"

박씨는 60년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했으며 84년 월간"심상"을 통해
등단했다. "조그만 꿈꾸기" "따뜻한 길위의 사람들"등의 시집을
발표했다.

< 희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