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요리에 "파이"라는 이름의 유명한 과실빵떡이 있다.

경제에서도 재화와 용역을 합친 성장의 열매를 이 요리에 비유해서
"경제파이"라는 말이 사용된다.

성장과 분배를 얘기할때 파이를 키우자느니 파이조각을 잘 나눠야 한다고
하는 경우다.

한 나라의 경제활동은 결국 커다란 경제파이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며
경제성장이란 그 파이조각의 크기를 말한다.

정부와 기업근로자들은 조금이라도 파이의 덩어리를 키우려고 애쓰는
경제주체들이라 할수 있다.

경제파이의 크기와 분배는 그 사회가 건전한가 아닌가 하는데 대한
중요한 판단의 척도가 된다.

한나라의 경제가 국민의 기대만큼 큰 파이를 만들어 내고 골고루 잘
나눠 먹는다면 그 나라는 퍽 만족스럽고 건전한 상태가 될것이다.

그러나 어느 사회건 항상 불만과 갈등이 가시지 않는다.

파이의 크기가 작아서 불만,잘못 나눴다고 불만 이래저래 불만투성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항상 더 큰 파이를 원하건만 파이는 생각만큼
커지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 조금 커진 파이가 어찌된 영문인지 그전보다 더 작은 몫으로
돌아올때도 있다.

다같이 큰 파이 만들기에 땀흘리며 일했는데 어떤 사람은 더 많은
파이덩어리를 갖고 즐거워 하고,또 다른 사람은 오히려 줄어든 파이
조각을 먹어야 한다면 불만은 커질수 밖에 없다.

한국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불만을 떨쳐버리기 위해 더 큰 파이를 키우느라 열심히 일하며
어떻게 하면 공정히 나눠 먹을수 있을가 고심하는 과정에 있다.

돌이켜 보면 파이를 키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공정한 분배에 소홀했고,
반대로 파이를 크게 할 생각은 않고 똑같이 나눠 먹는데만 너무 열중한
적도 있었다.

이제는 어느쪽도 안된다.

보다 큰 파이 만들기에 땀흘린 사람들에게 흘린땀에 합당한 파이조각을
쥐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