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특강] 세계화시대 경제정책 방향 (상) .. 이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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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세 < KIET 부원장 >
김영삼대통령의 시드니선언으로 세계화는 우리의 국정지표로 되었다.
영어로 Globalization이라고 표현되는 세계화는 이미 80년대 후반 이래
세계경제의 커다란 물결을 이루고 있는 현상중의 하나이고, 이제 우리의
문턱까지도 세계화의 물결이 넘쳐 흐르게 되었다.
세계화를 일반적인 의미로 정의한다면 정보통신수단의 발전과 국가간에
설정된 인위적 제도적인 장벽의 해소로 기업들이 그 경영활동을 종래 국경의
범위를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넓혀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수 있다.
그 과정에서 기업의 노동 자본 기술등 경영자원을 세계 최적지에서 구하여
이를 결합하고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위라고 할수 있다.
따라서 세계화는 기업의 범세계적 생산활동을 말하고, 그 구체적인 형태
로서 기업의 직접투자와 해외생산의 증가, 그리고 국가간 기업내 거래 및
산업내 무역의 증가로 나타난다.
세계화의 지표라고 할수있는 세계의 해외직접투자는 지난 십수년간 급증
하여 80년대 전반기에 500억달러에 불과하던 해외 투자액이 93년에 1,950억
달러에 이르러 무역의 평균신장률보다 약 3배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다.
또한 90년대에 들어서 다국적 생산을 하고 있는 기업의 수가 크게 늘어
이미 3,700여사를 넘고 있으며 그들이 설립한 해외 자회사 수는 무려
20여만개에 이른다.
이들 자회사와 본사간의 기업내 거래는 물론 국가간 산업내 무역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국별로 볼때 미국이 해외직접투자 누계액이 가장 많아 세계화가 빨리
진전되어 있고 그 다음이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순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1%수준에 불과하여 세계화는 이제 시작단계라고 할수
있다.
이러한 기업 생산활동의 범세계화는 국가간의 인위적 제도적인 장벽의
완화를 전제로 한다.
즉 국가간 관세, 비관세장벽등 무역장벽은 그동안 WTO출범에 이르기까지
몇차례의 GATT내 무역라운드와 EC를 비롯한 각 지역별 경제통합노력으로
점차적으로 낮아져 왔고, 바로 이것이 기업의 범세계화적 활동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기업의 이러한 범세계적 활동은 역으로 국가간의
장벽을 제거토록 하는 자극제가 되어 최근에는 국가간의 국경장벽뿐만
아니라 국내 제도의 차이까지 수렴시키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말하자면 국가간의 인위적 제도적인 장벽의 해소와 기업의 범세계적 생산
활동은 수레의 양축으로 서로간에 상승효과(Synergy effect)를 가져오면서
세계화를 진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계화는 앞으로 어떤 특징을 갖고 진전될 것인가.
첫째 세계화는 선.후진 국가간의 경쟁조건을 평준화(level playing field)
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가간에 존재했던 인위적 제도적인 장벽의 제거는 그 자체만으로 경쟁
조건을 평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를들어 관세의 경우 종전에 선진국은 비교적 낮고 후진국은 높았으나
이것이 점점 낮아져 접근하는 방향으로 가게되면 종전의 후진국이 갖고
있던 비교적 유리한 경쟁조건은 사라지게 된다.
또한 뉴라운드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이는 환경 노동 경쟁정책 기술등의
분야에서 규범이 접근하거나 일치하게 되면 후진국이 종전에 갖고 있던
유리한 경쟁조건은 사라지게 된다.
둘째 세계화는 국제분업질서를 필연적으로 재편시킨다.
경제적 국경이 있을때의 국제분업구조는 선진국에서 소위 비교우위를
상실한 산업, 예를 들면 섬유 철강 등이 질서있게 후진국에 이전되는
기러기형 산업구조였다.
세계화 이전에는 국경내의 부존 조건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본기술
우위에 있는 선진국은 자본기술집약산업에, 그리고 노동우위에 있는 후진국
은 노동집약산업에 비교우위가 있어 산업의 제품주기에 따라 업종이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이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에는 기업이 부존조건을 보다 손쉽게 극복할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경영자원을 결합하여 기러기모양의 질서있는 국제분업
구조를 갖는다고 정형화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세계화시대에는 선.후진국간에 산업별 비교우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산업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같은 업종의 산업을 중층적
으로 하게 되는 소위 거미줄형의 국제분업구조를 가지게 된다.
물론 현실적로는 아직 국경의 개념을 완전히 초월할수 없으므로 기러기형
국제분업구조의 형태도 일부 띠게 된다.
그리고 세계화시대에 오히려 글로벌화되지 않는 생산요소가 바로 기술이고
기술분야에서 보호주의가 더욱 강화되고 있음으로해서 각국의 기술수준
차이에서 오는 국제분업구조는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셋째 국가 혹은 정부에 의한 기업에 대한 통제력은 약화된다.
세계화시대에는 기업이 국가를 선택할수 있다.
만약 어느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세금부담이 지나치게 높거나 행정규제가
심하여 기업활동이 불편하면 기업은 세금부담이 없고 기업활동이 더 용이한
나라로 이전할 것이다.
금융정책도 그 효과성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물가안정을 위해 금융긴축을 하게 되면 국내외 금리차가 벌어지고 따라서
기업은 해외에서 금융차입을 하게되어 결국은 국내 금융긴축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환율과 금리만 올리는 꼴이 된다.
한편 기업내 거래가 증가하면서 정부정책의 효과성과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결과적으로 한나라의 정책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국가간의 정책은
상호의존적이 된다.
이러한 세계화시대의 특징적 현상은 종래의 정책으로는 걸맞지 않고 새로운
정책방향을 설정할 것을 요구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3일자).
김영삼대통령의 시드니선언으로 세계화는 우리의 국정지표로 되었다.
영어로 Globalization이라고 표현되는 세계화는 이미 80년대 후반 이래
세계경제의 커다란 물결을 이루고 있는 현상중의 하나이고, 이제 우리의
문턱까지도 세계화의 물결이 넘쳐 흐르게 되었다.
세계화를 일반적인 의미로 정의한다면 정보통신수단의 발전과 국가간에
설정된 인위적 제도적인 장벽의 해소로 기업들이 그 경영활동을 종래 국경의
범위를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넓혀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수 있다.
그 과정에서 기업의 노동 자본 기술등 경영자원을 세계 최적지에서 구하여
이를 결합하고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위라고 할수 있다.
따라서 세계화는 기업의 범세계적 생산활동을 말하고, 그 구체적인 형태
로서 기업의 직접투자와 해외생산의 증가, 그리고 국가간 기업내 거래 및
산업내 무역의 증가로 나타난다.
세계화의 지표라고 할수있는 세계의 해외직접투자는 지난 십수년간 급증
하여 80년대 전반기에 500억달러에 불과하던 해외 투자액이 93년에 1,950억
달러에 이르러 무역의 평균신장률보다 약 3배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다.
또한 90년대에 들어서 다국적 생산을 하고 있는 기업의 수가 크게 늘어
이미 3,700여사를 넘고 있으며 그들이 설립한 해외 자회사 수는 무려
20여만개에 이른다.
이들 자회사와 본사간의 기업내 거래는 물론 국가간 산업내 무역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국별로 볼때 미국이 해외직접투자 누계액이 가장 많아 세계화가 빨리
진전되어 있고 그 다음이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순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1%수준에 불과하여 세계화는 이제 시작단계라고 할수
있다.
이러한 기업 생산활동의 범세계화는 국가간의 인위적 제도적인 장벽의
완화를 전제로 한다.
즉 국가간 관세, 비관세장벽등 무역장벽은 그동안 WTO출범에 이르기까지
몇차례의 GATT내 무역라운드와 EC를 비롯한 각 지역별 경제통합노력으로
점차적으로 낮아져 왔고, 바로 이것이 기업의 범세계화적 활동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기업의 이러한 범세계적 활동은 역으로 국가간의
장벽을 제거토록 하는 자극제가 되어 최근에는 국가간의 국경장벽뿐만
아니라 국내 제도의 차이까지 수렴시키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말하자면 국가간의 인위적 제도적인 장벽의 해소와 기업의 범세계적 생산
활동은 수레의 양축으로 서로간에 상승효과(Synergy effect)를 가져오면서
세계화를 진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계화는 앞으로 어떤 특징을 갖고 진전될 것인가.
첫째 세계화는 선.후진 국가간의 경쟁조건을 평준화(level playing field)
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가간에 존재했던 인위적 제도적인 장벽의 제거는 그 자체만으로 경쟁
조건을 평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를들어 관세의 경우 종전에 선진국은 비교적 낮고 후진국은 높았으나
이것이 점점 낮아져 접근하는 방향으로 가게되면 종전의 후진국이 갖고
있던 비교적 유리한 경쟁조건은 사라지게 된다.
또한 뉴라운드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이는 환경 노동 경쟁정책 기술등의
분야에서 규범이 접근하거나 일치하게 되면 후진국이 종전에 갖고 있던
유리한 경쟁조건은 사라지게 된다.
둘째 세계화는 국제분업질서를 필연적으로 재편시킨다.
경제적 국경이 있을때의 국제분업구조는 선진국에서 소위 비교우위를
상실한 산업, 예를 들면 섬유 철강 등이 질서있게 후진국에 이전되는
기러기형 산업구조였다.
세계화 이전에는 국경내의 부존 조건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본기술
우위에 있는 선진국은 자본기술집약산업에, 그리고 노동우위에 있는 후진국
은 노동집약산업에 비교우위가 있어 산업의 제품주기에 따라 업종이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이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에는 기업이 부존조건을 보다 손쉽게 극복할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경영자원을 결합하여 기러기모양의 질서있는 국제분업
구조를 갖는다고 정형화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세계화시대에는 선.후진국간에 산업별 비교우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산업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같은 업종의 산업을 중층적
으로 하게 되는 소위 거미줄형의 국제분업구조를 가지게 된다.
물론 현실적로는 아직 국경의 개념을 완전히 초월할수 없으므로 기러기형
국제분업구조의 형태도 일부 띠게 된다.
그리고 세계화시대에 오히려 글로벌화되지 않는 생산요소가 바로 기술이고
기술분야에서 보호주의가 더욱 강화되고 있음으로해서 각국의 기술수준
차이에서 오는 국제분업구조는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셋째 국가 혹은 정부에 의한 기업에 대한 통제력은 약화된다.
세계화시대에는 기업이 국가를 선택할수 있다.
만약 어느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세금부담이 지나치게 높거나 행정규제가
심하여 기업활동이 불편하면 기업은 세금부담이 없고 기업활동이 더 용이한
나라로 이전할 것이다.
금융정책도 그 효과성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물가안정을 위해 금융긴축을 하게 되면 국내외 금리차가 벌어지고 따라서
기업은 해외에서 금융차입을 하게되어 결국은 국내 금융긴축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환율과 금리만 올리는 꼴이 된다.
한편 기업내 거래가 증가하면서 정부정책의 효과성과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결과적으로 한나라의 정책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국가간의 정책은
상호의존적이 된다.
이러한 세계화시대의 특징적 현상은 종래의 정책으로는 걸맞지 않고 새로운
정책방향을 설정할 것을 요구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