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경=최필규특파원 ]북한은 8일오후 원유등 일부 전략물자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의 남북경협을 중단할 것이라고 북경주재 한국상사들에
통보했다.

북한은 이날 통보에서 이미 발급한 모든 기관의 방북초청장은 무효이며
앞으로 당분간 신규초청장발급도 없을 것이라고 전하고 합작.합영등 투자를
위한 한국기업인들의 방북을 일체 불허한다고 밝혔다.

주중한국대사관도 9일 이같은 사실을 외교채널을 통해 확인했다.

이에따라 현재 방북을 위해 북경에 머물고 있는 일부 한국기업인들은 다시
서울로 돌아갈 채비를 갖추고 있으며 10일이후로 잡혀있던 대그룹총수들의
방중계획도 모두 취소됐다.

이와관련, 현지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북경의 대북접촉창구에 이상기류
가 흐르고 있어 걱정"이라면서 "지금까지 수립해온 연내 방북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종합상사관계자들은 북한당국의 갑작스런 방북불허조치가 <>일시에
5~7개 그룹의 50여명이 방북할때 나타날 파장을 줄이고 <>방북초청장 발급
과정에서 "커미션수수"등의 잡음이 일고 있는데다 <>그동안 남북경협을
비방하다가 이를 수용하게 된 북한의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희석시키기 위해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당초 대외경제위원회가 발급한 초청장만을 무효화시킬 방침
이었으나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고민발)가 내준 초청장도 무효화시킨다는
것으로 정책을 강화했다.

이같은 북한의 대한정책변화는 한국기업들의 대북투자가 실질적인 성과가
없는 대외과시용인데다 북한의 대외경제정책담당기관이 고민발과 대외
경제위로 이원화되면서 상호 알력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두기관은 그동안 경쟁적으로 한국기업들의 대북투자유치에 나섬으로써
초청장만 남발했을뿐 실효가 없어 북한당국은 앞으로 이 두기관에 대해
명확한 역할분담을 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