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과 제일생명. 이들 두회사를 빗대 업계에선 흔히 "영원한 맞수"라는
표현을 곧잘 한다.

생보업계 4위자리를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회사의 분위기가 유사하다.

자수성가한 두회사 오너(박남규회장(제일)과 이임용회장(흥국))들의
성향때문인지 경영스타일이 타생보사에 비해 보수적이다.

전문경영인이 최고사령탑에 앉아 거의 전권을 휘두르는 점도 같다.

흥국의 박현국사장이 보험영업통인 반면 제일의 이태식사장은 관료출신
이란 점이 다르다면 다르지만. 업계전체에서 처한 위상도 비슷하다.

대형 3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다소 벅차다는게 업계의 객관적인
분석이다.

두회사가 나란히 업계 4,5위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부동의 위치를
확보했다고 볼수없다.

대신 태평양 동양베네피트등 선발신설사의 추격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들 맞수의 4위자리 확보경쟁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형사그룹에 동참할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느냐 아니면 신설사의 타켓
으로 전락하느냐 문제로 귀결된다고 할수 있다.

금년10월말현재 두회사의 업적은 "영원한 맞수"답다. 흥국은 총자산
신계약고 영업조직등에서 앞선다. 반면 제일은 보유계약 수입보험료면
에서 우위에 서있다.

80년대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던 두회사는 90년들어 힘의 균형이
깨진다. 결과는 흥국의 승리였다.

90년 흥국은 총자산 2조2천2백93억원으로 제일(2조1천3백86억원)을
9백7억원이나 앞질렀다.

흥국은 수입보험료 신계약 조직등 거의 모든 면에서 강세를 보여
4위자리를 굳혔다.

흥국의 강세는 91.92년에도 계속됐다.

그러나 92년 보유계약에서 흥국보다 1조1천6억원이나 뒤져있던 제일이
93년 6천2백52억원이나 앞서는 역전승을 거두면서 양사의 4위경쟁은
불붙기 시작했다.

양사의 경쟁은 올들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10월말현재 실적으론 "무승부"에 가깝다.

제일은 90년이후 5년만에 기업의 매출과 같은 개념인 수입보험료면에서
흥국을 앞섰다.

보유계약도 93년에 이어 계속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흥국은 향후 업적추이를 가름할수 있는 신계약에서 단연 우세하다.

더욱이 지난87년이후 흥국은 신계약면에서 제일에게 져볼일이 없다.

생보사의 영업력 척도인 생활설계사수에서도 흥국은 제일보다 2천2백명
이나 더 많다.

그만큼 영업력이 우세하다고 평가할수 있다.

총자산면에서도 흥국이 제일보다 1조7천5백85억원이 더 많다.

보험영업이외에 자산운용을 통해 얻을수 있는 수익원이 더 많다는
얘기다.

흥국은 이같은 자산우위를 바탕으로 "양보다 질"우선의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영업조직을 정예화하고 영업소장등 관리자들의 의식개혁을 통해 보험
수지관리에 역점을 두는 쪽으로 95년 경영방침을 정했다.

정성택흥국생명상무는 "최근 제일과의 격차가 좁혀진 것은 거품성
계약을 없애는 내실지향 영업을 강력하게 펴 온 결과"라며 "상품판매
구조 변화에 중점을 둔 내부개혁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경쟁의 양상은
사뭇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생명의 반격도 만만치않다.

창업40주년을 맞은 올해초 업무총점검팀을 발족,조직체질을 경쟁체제로
바꾸고 책임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 4위 재탈환을 위해 <>생산성이 낮은 점포의 폐지 <>신세대겨냥상품
가족단위 상품등 상품특화등 구체적인 시장공략방침도 정해놓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