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앙생명의 경영권이 과연 조흥은행으로 넘어갈 것인가를 놓고
생보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조흥은행의 생보진출이 성공을 거두면 종합금융그룹을 표방하는 라이벌
은행들은 물론 생보진출을 꿈꿔온 대기업을 자극할수 밖에 없어 이는
생보업계에 M&A(매수합병)바람이 불어닥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시각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각이 가시화될 경우 국내생명보험시장은 기존생보사 은행
대기업간의 일대격전장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생보업계의 이같은 시나리오는 신설생보사들이 현재 처한 상황에
근거한 것이다.

우선 신설사의 주주구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국사의 경우 대신 태평양 신한등을 뺀 3개사는 외견상 뚜렷하게 부각된
지배주주가 없다.

지방사그룹의 지배주주도 아주(금호그룹)조선(갑을)태양(임광토건)한신
(백양)국제(대한방적)등을 꼽을수 있다.

이들 대주주들도 당국이 제시하는 지급여력확보기준을 맞추는데 끌어
들여야 할 자금동원력에선 다소 열세라는게 객관적인 평가이다.

다시말해 대다수 신설사들이 지배주주가 바뀔 수있는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신설사들의 경영실적등을 고려하면 이같은 시각이 현실로
다가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게 업계의 진단이다.

생보사 특성상 불가피한 초기 투자부담을 못이겨 대주주가 경영권을
포기하는 사례가 등장할수 있다는 것.중앙생명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

지난88년 출범한 중앙생명은 자본금 1백50억원에 그동안 누적적자가
6백9억원에 이른다.

자금유동성을 가리키는 수지차도 94사업연도 상반기현재 34억원에
불과하다.

보험당국이 계약자보호차원에서 제시한 1백억원이상 순자산을 확보
하라는 지급여력확보기준을 충족하려면 최소한 수백억원의 증자가
필요하나 지방상공인으로 구성된 소주주체제에선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중앙의 대주주측은 출범초 내놓은 판돈(자본금)을 포기,기존사에
통폐합하든가 든든한 돈줄을 찾아 헐값에 파는 길밖에 없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다른 지방사나 내국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주는 4백69억원 조선은 3백4억원의 적자를 안고 있으며 후발사인
<>국제 887억원 <>태양 5백62억원 <>한신 5백3억원 <>대일 5백6억원
<>한일 83억원등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신 태평양등 대다수 내국사들은 1천억원대의 누적적자를 안고
있으면서 내실경영체제를 다지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보험당국도 신설생보사의 보험금지급불능사태에 대비,증자를 강력하게
요구하는등 내실경영유도정책을 펴고 있다.

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조흥은행의 생보진출은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있다.

생보사의 한관계자는 "은행자신의 대외공신력을 앞세워 보험고유영역인
보장성 중장기상품위주 영업을 시작하면 지방사의 한계를 넘어서 빠른
시일내에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설사의 고위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영요체는 경영진에서 일선조직에
이르기까지 전문인력을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은행의 자회사
로서 갖는 제약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흥은행의 생보산업 진출은 지난88년 지방경제활성화와 보험시장
개방이라는 정부의 방침을 퇴색시키면서 국내생보시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계기가 될게 분명하다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송재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