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도 경제적 시각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환경보존에 앞장서는
개인과 기업이 경제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야 합니다"

이정전 서울대환경대학원교수(51)는 최근 펴낸 "녹색경제학"(한길사 간)
에서 환경문제가 곧 경제문제이며, 따라서 시장논리에 입각해 이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녹색경제학"은 아직까지 일반에게는 다소 낯선 환경경제학의 전반적인
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

저자는 이책에서 환경문제를 그저 자연과학과 기술의 문제로 생각하는
기존의 편견을 교정하고자 한다.

나아가 환경과 경제학의 상호관계, 우리나라의 환경정책과 제도에 대한
제안, 소득분배와 환경오염의 함수관계등에 대해 알기쉽게 서술하고 있다.

이교수는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적 인센티브 도입과 관주도의 규제
정책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30여개 시범지역에 한해 1년여 가까이 시행해온 쓰레기종량제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 제도를 실시해 보니 충북의
어떤 지역에서는 78%의 쓰레기 감량효과를 거두었다고 하더군요. 환경보호의
경제적 논리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이 시장
기구를 통해 이뤄지도록 정부가 간접개입을 할 때 효율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교수는 경제적논리가 환경문제에 대한 "마이다스의 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학이 관여할 수 있는 범위는 분명 제한돼 있고 그 이상은 환경친화적인
모든 사고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경제학의 해결책은 환경우호적이지만 극단적인 경제적논리는 환경파괴적
이라는 역설이 존재합니다. 이 딜레마의 해법이 환경경제학의 관건이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환경문제가 인문.사회과학이 망라된 종합적 문제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농업경제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아이오와주립대에 갔다가 환경경제학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는 이교수는 "우연한 선택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