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정국에 회오리가 일고있다.

지난 2일 민자당이 새해 예산안을 기습적으로 변칙통과 시킨데 이어 3일오
후에는 전격적인 정부조직개편이 단행됐다.

삼성의 승용차 신규진출 허용에 따른 산업정책의 변화조짐과 함께 정국은
지금급변과 반전의 소용돌이에 싸여있다.

이같은 변화의 주체는 물론 청와대다.

11월16일 이른바 시드니구상으로 불리는 김영삼대통령의 "세계화 선언"이
그 기폭제가 됐다.

따라서 이제 국민의 관심은 김대통령의 연말 정국 구상, 다시말해 앞으로
있게될 당정개편과 세계화선언의 후속조치에 쏠리고 있다.

최근 잇따르고있는 충격조치들은 사실 세계화로 요약되는 김대통령의 집권
중반기 구상과 맞물려있다.

더구나 내년에는 지자제 선거가 실시된다.

그럼에도 불구 문민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최근 바닥을 해메고 있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은 곧 김대통령이 집권초기부터 구상해왔으나 여러가
지 사정으로 미루어온 개혁조치들을 앞당겨 가시화하고 구체화하는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청와대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은 그동안 구상해온 개혁조치들을 연내 마무리하
고 연이어 당 정 청와대비서진의 대대적 개편을 실시, 명실상부한 세계화를
위한 집권중반기 작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히고있다.

따라서 뒤어어 있게될 당정개편의 폭이나 내용도 일반인의상상을 초월할 것
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대통령의 한 측근은 "앞으로 있게될 내각개편은 개각이라기 보다
는 차라리 조각의 수준이 될것"이라 전망했다.

몇사람을 바꾸는 것으로는 국면전환은 물론 세계화추진도 어렵다는것이 대
통령은 물론 측근들의 일치된 견해라는 것이다.

청와대 주변의 기류를 종합하면 앞으로 뒤따르게될 개각의 몇가지 원칙은
다음 몇가지로 요약될수 있을것 같다.

첫째 조각 수준의 대폭이다.
둘째 5.6공 출신등을 포함, 능력위주로 편견없이 인재를 발탁한다.
세째 지금까지의 깜짝쇼 스타일에서 탈피, 가능한 여론검증과정을 거친다는
점등이다.

물론 이런 원칙은 내각에만 적용되는것이 아니다.
청와대비서진과 민자당의 핵심들도 대상이다.
개각의 경우 유임이 확실시되는 각료는 아무도 없다.

당초에는 경제부총리와 재무장관등 최근에 임명된 일부장관들이 유임될것으
로 전망됐으나 기획원과 재무부의 합병으로 변화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민자당의 경우 김종필대표의 유임이 유력할뿐 당4역은 모두 바뀐다는것이
정론이다.

민주계가 주도하고있는 당의 구도도 변화를 보일 것이라는 추측도 만만찮다

청와대비서진은 박관용비서실장의 경질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한이헌 경제수
석정도만 유임이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 김기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