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승용차사업을 위한 준비작업은 예상보다 치밀하게 이뤄져왔다.

삼성은 지난4월 닛산과의 기술도입계약에 이어 인력및 부품업체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현재 삼성중공업이 확보한 자동차관련 인력은 기술인력 2백여명을
포함해 모두 4백여명에 달한다.

이중 1백명 가까이가 기존업체의 전.현직인력으로 스카우트된 인력이다.

또 10여명은 외국자동차회사에서 근무하던 기술직을 스카우트해온
상태이다.

삼성은 상공자원부의 요청대로 현재 기존업체 인력을 빼내지 않고도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따라서 이미 기존업체의 인력은 더이상 확보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며
그룹내 관련인력으로 충원하고 닛산에 대한 기술연수를 대규모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본격적인 해외인력 스카우트에 나서 고급인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이 확보해 놓은 1차부품업체수도 이미 1백50여개사에 달하고
있다.

이들중 상당수는 기존 자동차업체들과 거래를 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해도 경영주외에는 다른 임직원들조차 삼성과의 계약
사실을 알지못해 기존업체들이 거래중단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들이 "삼성이 제의해서 부품거래를 수락하지 않은
업체는 하나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삼성이 이들에게
제시한 조건은 매우 파격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은 이와함께 지난10월말 그룹의 경영구조개편을 통해 21세기기획단을
신설하면서 이필곤회장과 김무부사장 홍종만부사장등 그룹의 주요인물들을
포진,승용차사업을 총괄토록해 앞으로 승용차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설때
까지 그룹의 총력을 이분야에 쏟는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승용차사업 신규진입에 대한 정부의 인가가 떨어지면 곧 부산
신호공단에 승용차공장을 착공,98년부터 승용차의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부산시와 부지조성이 끝난 신호공단 50만평에 대한 매입계약을
곧 체결하고 98년까지 2조3천억원을 투입해 연산 5만대규모의 생산공장을
갖추고 2002년까지 모두 4조3천억원을 투입,연산 50만대규모의 공장을
완공한다는 구상이다.

일부에서는 신호공단의 입지가 자동차공장으로서는 적합치 않아 이곳
에는 그동안 삼성의 승용차사업 신규진출에 큰 도움이 되어온 부산시민
들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소규모공장만을 건설하고 군장공단등 타지역에
대규모공장을 건설할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신호공단과 이웃한 가덕도에 1백만평의 부지를 조성,연산 1백만대
규모의 승용차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삼성측은 밝히고 있다.

삼성의 초기년도 5만대부터 생산하게 되며 닛산과 계약을 체결한
2천cc급 차세대 3개모델을 기본형으로 삼아 공동개발키로 한 고유모델을
생산하게 된다.

닛산이 제공하는 엔진은 6기통 VQ엔진이다.

이엔진은 닛산이 지난9월 발매한 신형 세피로에 처음 탑재한 최신형엔진
으로 닛산도 앞으로 고급차에 10년이상 사용할 엔진이다.

승용차모델은 아직 닛산에서도 발표되지 않은 차종으로 프리메라 맥시마
등이 기본 베이스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은 이와함께 삼성전기등 각계열사와 부품개발등의 영역조정을
해놓은 상태이며 승용차사업 시작과 함께 판매회사를 설립하며 궁극적
으로는 상용차를 포함해 자동차회사로 별도 독립시킨다는 구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