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강관업체들이 해외 대형프로젝트 입찰에서 일본의 저가공세에 번번
이 밀리고 있다.

2일 상공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동남아와 중동 지역에서 행해진
대형유전개발사업의 송유관 및 유정용관 공급입찰에서 일본업체들이국내업
체들보다 10%낮은 금액으로 응찰,강관 공급권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
혀졌다.

이에 따라 국내강관업체들의 올해 해외프로젝트 낙찰률은 10% 미만에 그
치고 있어 지난해까지 30-40%의 낙찰률을 보이던 것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
다.

또한 국내업체들은 지난해 총 94만t의 강관을 수출,전년보다 15%나 늘어
났으나올들어서는 9월말까지 수출이 59만t에 불과,작년 동기보다 16%나 감
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일본업계가 엔화강세와 내수시장의 부진의 여파로 공
급과잉이 초래되자 수출용 강관의 가격을 크게 낮추는 한편 동남아의 각종
유전개발공사입찰에서 유리한 금리 조건으로 자금을 공여,자국산 강관의 공
급권을 따내고 있기때문으로 국내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총 1만6천5백t 규모의 이집트의 유정관 입찰과 3만6천
t 규모의파키스탄 가스관 공급입찰에서 한국업체의 낙찰이 유력시됐으나 일
본업체들이 막판에 10% 낮은 가격을 제시,공급권을 따냈다.

상공부는 이에 따라 지난달말 현대강관과 부산파이프 등 국내 7개 강관업
체,포항제철 등과 간담회를 갖고 강관의 원자재인 핫코일의 공급가격 인하
방안을 협의했으나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