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최대의 종합전자회사인 삼성전자는 세계 5위의 전기전자업체인 도시바
와 유사한 점이 많다.

두회사의 가장 큰 공통점은 가전기기를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것과 반도체
및 정보통신부분을 주력사업으로 전환,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차이가 있다면 삼성전자가 반도체부분을 합병한 것이 지난 88년이고
도시바는 80년초부터 반도체및 정보통신부분 강화를 추진했다는
시차이다.

도시바가 반도체및 정보통신부분강화를 추진한 80년초는 이회사
발전단계상6단계에 속한다.

도시바는 1단계(50-55년)구조개편기,2단계(56-60년)생산확대기,3단계
(61-65년)과잉투자기,4단계(66-75년)합리화기,5단계(70-80년)감량경영기,
6단계(81년이후)구조개편기의 성장과정을거쳐왔다.

전후복구및 한국전에 따른 급격한 성장을 거쳐 과잉설비투자와 일본
경제불황에 따른 영업실적악화로 감량경영의 위기를 극복한뒤 사업구조
를 개편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사업구조개편의 핵심은 반도체와 정보부분의 강화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가전시장의 침체로 부터 벗어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지난 88년 삼성반도체를 통합,반도체와 정보부문
강화에 나선 것과 같은 선택이다.

두회사가 똑같은 변화과정을 거친 것은 경영환경및 시장의 변화때문
이었다.

90년대들어 한국가전시장은 가전제품 보급률이 한계에 다달았고 저성장
국면에 들어갔다.

80년대초의 일본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도시바가 이같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내건 것은 W작전과 I작전.

반도체부분강화를 내용으로 한 W작전의 핵심은 투자의 집중화와 외국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이같은 작전은 86년이후 뉴W작전으로 이어지며
1메가D램 세계매출 1위를 달성케 했다.

I작전은 정보부분사업확대전략으로 가전및 중전기분야의 전자화를 촉진,
종합전자메이커로서 하이테크기술을 강화하자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역시 88년 반도체합병을 통해 가전 통신부분과의 종합적
기술개발체제를 구축했다.

반도체부분의 해외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술을 확보하고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이분야 매출이 급격히 증가,올해말에는
전체매출중 반도체매출이 6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회사가 차세대주력사업분야로 선정,집중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멀티미디어분야는 도시바의 I전략과 유사하다.

지능화와 정보화를 통해 생산제품의하이테크화를 유도하는 I전략은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복합기술이 전제된다.

멀티미디어역시 반도체가 핵심적 역할을 하며 복합기술을 바탕으로 한
정보가전기기 생산이 목표점이다.

두회사의 성장사이클로 보면 도시바는 지난 91년 전성기를 지나 또
한차례의 사업구조조정단계를 밟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오는 97,98년에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1메가D램이후 반도체부분의 설비투자축소로 4메가D램부터
메모리반도체매출 세계 1위의 자리에서 밀려났다.

대신 액정표시소자(LCD)를 비롯한 차세대영상매체분야와 정보사업쪽을
강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4메가D램에서 세계 1위기업의 위치를 차지했으며 16메가D램
에 대한 선행투자부분에서도 외국기업보다 앞서있어 투자효과가 나타나는
97년까지는 고도의 성장을 계속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또 그룹차원에서 추진하는 질경영이 도입되면서 상품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월드베스트전략을 구사,향후 회사경영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