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세계적인 기술개발동향 파악및 국제표준화
제정작업에 무관심하여 일순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공업진흥청에 따르면 중국 북경에서 최근 열린 국제전기기술위원회
(IEC)의 반도체기술분과위원회에 미국 일본등 9개국에서 72명이 참석,
국제표준규격시 자국의 의견이 국제규격에 유리하게 반영되도록 노력
했으나 국내 기업은 단 1개기업도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일본이 소니 도시바 샤프등 기업에서 전체 참석자의 34.7%인 25명
이나 참가해 일본 주도로 국제규격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공진청은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면 세계적인 기술개발추세 정보까지
자연스럽게 파악할수있어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수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표준화회의와관련 국제회의는 차치하더라도 국내회의조차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진청은 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식,올해부터 정부 학계 기업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반도체분야표준전문위원회를 운영하고있으나 관련기업들의 무관심
으로 회의조차 제대로 열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다.

또 선진외국기업들은 표준화부서를 운영하여 국제적인 표준화 동향을
분석하고 대응하고 있으나 국내기업들은 표준화부서를 운영하고있는
기업이 전무하고 고작 고객만족부나 품질관리부에서 담당하고있는
형편이다.

국제규격은 기업의 사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VTR의 경우 일본
소니는 자체개발한 베타방식의 특허권을 고집한반면 JVC는 VHS방식의국제
규격을 추진하여 소니사를 제압했다.

기술동향 정보파악과 관련 일본 철강석수입협회는 국제표준회의에서
철강석의 시험분석방법중 샘플링방법을 국제규격으로 제정하려는 움직임
을 보이자 다단계샘플링 방법을 들고나와 국제규격으로 제정되도록했다.

< 정용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