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아크릴사생산업체인 한일그룹과 태광그룹간에 신규사업을
위한 기술인력스카웃을 놓고 분쟁이 발생,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일그룹계열사로 아크릴사원료인 AN(아크릴로니트릴)모노머를
독점 생산해 한일합섬에 공급하고 있는 동서석유화학은 태광산업이
신규사업으로 AN모노머공장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핵심기술인력을
스카웃,영업및 기술상의 비밀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26일 서울민사지법에 태광산업을 상대로 "전업금지및 영업비밀침해행위
금지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동서석유화학은 이 신청서에서 "자사의 기술부장이자 AN모노머생산기술전문
가인 신용학씨를 이달초 태광이 임원으로 스카웃,영업및 기술과
관련된 비밀이 짧은 시일내에 집중적으로 태광측에 전달될 염려는
물론 현재 기술제휴를 맺고 있는 미국 BP케미컬및 일본 아사히케미컬등으로
부터 엄청난 규모의 손해배상청구를 당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서석유화학은 또 "태광측은 당초 미국의 몬산토사기술을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몬산토기술에 대한 유해성논란으로 인해 BP케미컬및
아사히케미컬의 기술도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우리측과 독점기술이전계약을 맺고 있는 이들 양사가 기술이전불가입장을
통보하자 독자적인 생산기술확보를 위해 핵심기술인력을 스카웃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일합섬과 함께 국내 아크릴사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태광산업은
합섬분야 수직계열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울산공단안에 연산 20만t규모의
AN모노머공장을 건설키로 하고 상공자원부와 이분야 신규참여문제를
협의해왔다.

AN모노머의 경우 국내에서는 동서석유화학만이 연 9만t의 생산능력을
확보,자급률이 30%선에 그치고 있으며 지난 한해동안 전체 수요량
28만7천t의 68.3%인 19만6천t이 수입됐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