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와 "세계화"는 어떻게 다를까.

김박수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통상정책실장은 "국제화가 자유무역체제로
의 전환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경제학적" 개념이라면 세계화는 기업활동의
다국적화를 근간으로 경제교류의 범세계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경영학적"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제화(Internationalisation)는 국가간의 국경은 인정하면서
그 안에서 관계를 개선하고 자국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반해 세계화(Globalization)는 주로 국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는 다국적기업의 경영활동을 일컫는 말로 학문적 개념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저널리즘적 관점에 가깝다는 것이다.

김실장은 이번 김영삼대통령의 세계화 주창은 이같은 기업차원의
글로벌리제이션을 국가경영차원으로 확대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통령이 부르짖고있는 "세계화"는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해온
"국제화"에 비해 두가지 점에서 적극성을 띠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나는 이제까지의 국제화작업이 국제경쟁력을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수동적 차원인데 비해 세계화는 이를 바탕으로 밖으로 뻗어나가자는 능동적
의미가 내포돼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국제화가 주로 경제쪽에 치우쳐 있던데 반해 세계화는 정치
문화 교육등 국내사회 전반에 걸친 의식전환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세원서울대교수는 국제화란 국가간 상호의존이나 거래가 심화됨으로써
인적.물적교류가 더욱 빈번해지는 상태를, 세계화는 어떤 특정주체를 중심
으로 국경을 초월하는 하나의 체계(World Economy)를 형성하는 것을,
지역화는 특정국가간 시장통합이 확대돼 경제적 지역주의를 표방하는 경향을
뜻한다고 밝혔다.

< 김정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