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자연적인 세계를 화폭에 담아온 중견작가 김선회씨(54)가 이번에는
자신의 회화세계를 도자기에 옮겨 나타낸 도화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17~30일 선갤러리(734-0458)에서 열리고 있는 김씨의 개인전에는 여러
형태의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넣은 도화작품 30점이 전시되고 있다.

접시나 판 항아리,혹은 탁자같은 오브제에 그림을 그린 작품들은 캔버스가
아닌 도자기를 화면으로 이용함으로써 회화성과 함께 입체의 다양함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 특징.

접시나 판에는 반추상적인 소재들이 자유롭게 그려져 있고, 항아리에는
자연풍경과 부서진 바위형태등이 동양화의 특징인 농담과 여백의 미가
조율된 상태로 담겨 있다.

오브제작품은 그의 주된 소재인 부서진 돌조각이 평면속에서 입체적인
형태로 묘사되고 그안에 또다시 작품의 일부인 자연의 한 정경이 그려지는,
이른바 이중구조로 이뤄져 있다.

미술평론가 이일씨(홍익대교수)는 김씨의 작품에 대해 "회화영역의 확장,
즉 평면성이라는 회화가 지닌 한계의 극복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하고 "그의 회화는 우리를 그 어떤 초자연적세계내지 초월적
세계로 유도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중앙대대학원회화과를 졸업했으며 70년 한국미술대상전에서
문화공보부장관상을 받았다.

이번이 열일곱번째개인전일 정도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