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엔 미국 빅테크 등의 해고가 인적자원(HR)의 화두였다면, 최근에는 젊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퇴사와 이직에 관한 뉴스가 많다. 젊은 직원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 본질적 이유는 발전하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라고 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더 나은 처우’ 때문에 이직했다면, MZ세대는 ‘성장할 기회’를 잡기 위해 회사를 옮긴다.언젠가부터 이직과 관련한 뉴스에서 급여 외에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두드러진다. 2021년에는 대퇴사, 2022년부터는 ‘조용한 퇴사’가 HR의 이슈였다. 그리고 올해는 ‘요란한 퇴사’가 트렌드다. 성장하기 위해 퇴사하는 사람들은 이직을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트레이드와 같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성장 욕구가 크다 보니 리더에 대한 요구사항도 예전과 달라졌다. 일 잘하는 꼰대 상사와 일 못하는 착한 상사 중 전자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MZ세대가 성장을 갈구하기 때문이다.미국 커리어개발협회(NCDA)가 2022년 낸 출판물(A Review of Career Coaching)에 따르면 개인의 장단점을 분석해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핀셋식 동기부여 코칭 학습이 인기다. 미국의 시스코는 직원의 경력 개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일찍부터 1 대 1 코칭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복잡해진 디지털 환경에 맞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구성원의 디지털 능력치를 평가한 다음, 디지털 전문 코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국 베스트바이는 리더가 정기적으로 구성원을 1 대 1로 코칭하고, 직책별로 맞춤형 교육을 해 개인의 성장을 독려하고 있다.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많은 기업이 해고 혹은 희망퇴직을 통해 몸집을 줄이려고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TV를 구매한 건 4~5년 전쯤이었다. 한국산 TV를 ‘반값’에 살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솔깃했다. 반신반의하고 쇼핑몰을 뒤졌는데, 정말 반값 구매가 가능했다. 한국에선 300만원에 가까운 제품을 배송비와 관세를 포함해 150만원가량에 샀다. 익숙하지 않은 해외 사이트를 찾고, 회원 가입해서 할인 쿠폰을 받고, 배송 대행을 맡기는 등의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아끼는 비용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웠다. 한동안 미국 직구를 잊고 지내다가 작년에 중국 직구를 새로 알게 됐다. 한 대기업 임원이 무선 이어폰을 몇천원에 샀다고 알려준 게 계기였다. 이건 또 뭔가 싶었다. 곧바로 접속해 무선 이어폰 두 개를 1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샀다.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삼성과 애플의 수십만원짜리 무선 이어폰을 조잡하게 흉내 낸 것 치곤 음질이 좋았다.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 앞에 늦은 배송, 유해물질 검출 등의 문제는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다.미국이든, 중국이든 사람들이 해외 직구를 즐겨 하게 된 주된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있는 것 같다. 상품의 구색과 품질은 그 뒤에 따라온다. 물건을 싸게 사고 싶은 건 현대 소비자의 근원적 욕망이다. 돌이켜 보면, 이런 욕망을 충족해 준 유통 기업이 늘 ‘승자’가 됐다. 지금은 온라인 쇼핑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마트도 한때 그랬다. 1993년 서울 창동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 이마트는 홍보 전단에 “최대의 고객 만족은 가격 만족이란 소매업의 기본을 이제야 실천할 때가 됐다”고 썼다. 이마트 홈플러스 같은 곳을 지금은 ‘대형마트’라고 하지만 당시엔 ‘할인점(discount store)’으로 불
최근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방문한 영국의 봄 날씨는 여전히 축축하고 쌀쌀했다. 그러나 보수당 분위기에 비하면 이 정도는 쌀쌀한 것도 아니다. 영국에선 14년간의 보수당 집권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리시 수낵 총리는 빗속에서 7월 4일 총선을 발표했다.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이 20% 넘게 앞서고 있다. 보수당이 더 집권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그러나 런던에서는 이보다 더 큰 변화가 진행 중이다. 보수당과 노동당을 가리지 않고 영국 고위 정치인들은 모두 세계가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이 공동 방위를 위해 더 많이 지출하고,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영국의 역할 바뀌고 있어노동당은 국가 안보가 가장 취약한 분야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노동당 지도자인 키어 스타머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유권자들은 4년 전 극좌파 전임자 제러미 코빈이 이끌던 시절만 기억한다. 이 같은 기억을 덮기 위해 외무장관 겸 당 대변인인 데이비드 래미 같은 노동당 지도자들은 토니 블레어 등 전 노동당 지도자들이 지난 80년 동안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자 파트너였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들은 오늘날 노동당이 안보의 우선순위를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하지만 노동당이 이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토리당 회의론자들은 노동당을 지배하던 반유대주의와 반서구 급진주의가 정말 사라졌는지 묻는다. 국방비 지출을 늘린다는 노동당의 약속이 공공 부문 노조와 또 다른 굶주린 유권자 그룹의 압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영국은 7월 4일 누가 승리하든 거친 파도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과의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