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카운트스토어,회원제 창고형 클럽. 지난해까지만해도 생소했던
이러한 선진국형 할인신업태가 국내에 도입되면서유통업계가 열풍에
휩싸여있다.

유통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신조류가 형성되고 도입초기의 유통및
제조업체간갈등도 낳고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업태가 국내 유통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유통구조를 변모시킬 날이 멀지않았다고 전망하고있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접어든 국내 신업태 현황과 파장 문제점
전망등을점검해본다.

지난12일 신세계백화점의 E마트 창동점이 개점1주년을 맞았다.

국내 최초의 디스카운트스토어로 문을 열었던 E마트는 1년사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유통업계의 총아로 떠오르고있다.

미국의 월마트와 같은 개념으로 만든 E마트는 대량매입을 통한 저가
구매와 저마진, 판매비용을 최소화한 창고같은 매장에 대량구매를
유도하는 묶음, 대용량 상품판매가 특징이다.

회원제창고형클럽으로 개점한지 한달이 지난 신세계 프라이스클럽은
연회비를 받아 그자금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개념으로 그만큼 더싸게
판매한다.

이런 할인신업태의 인기는 소비생활의 합리화와 함께 자동차의 대중화로
선진국형 주말 대량쇼핑문화가 확산되는 추세와 관련이 있다.

신세계에 이어 뉴코아백화점이 발빠르게 E마트와 프라이스클럽을
혼합한 스타일에 가전 주방용품과 생식품을 강화한 독자적인 형태의
디스카운트스토어인뉴마트를 개장했다.

내년까지 신세계는 E마트를 4개점으로 늘리고 뉴코아는 기존 수퍼매장의
전환과 신규출점을 합쳐 20개이상의 뉴마트 점포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여타 유통업체들도 신업태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내년에 삼성물산이 분당서현역사에 대형하이퍼마켓을,우성이 서울지역에
4-5개의 디스카운트스토어를 개장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천리 대우 나산 거평등 대기업들이 하이퍼마켓
디스카운트스토어 회원제창고형클럽등으로 유통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업태별로도 디스카운트스토어 회원제창고형클럽뿐아니라 선진국형
의류할인점인 이랜드의 아웃렛,일본식 구두양판점인 에스콰이아의
슈마트등이 속속 등장해 여러가지 신업태가 쏟아져 나오고있다.

뿐만아니라 마크로 카푸등 외국 유통업체들이 합작 또는 단독투자로
잇달아 국내시장에 상륙하고 있다.

한국마크로가 내년에 인천 송림동에 할인점인 마크로 매장을 오픈한다.

이러한 할인점의 확산은 96년 유통시장 완전개방으로 더욱 가속화돼
기존유통업체와 신규참여대기업,외국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도입초기에 제조업체-유통업체-소비자에 이르는 유통단계를 파괴하면서
빚어지는 기존 유통체계의 반발도 거세지고있다.

제조업체의 대리점들이 할인신업태 거래를 중단하라고 본사에 압력을
가하는 한편, 백화점 수퍼등 기존 유통업계가 신업태에 차등가격으로
거래하는데 항의하는등 갈등이 확산되고있다.

한편에서는 신업태가 수입상품의 직판장으로 전락할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런 현상은 미국의 월마트나 프라이스클럽에서처럼 이미 할인신업태가
도입될때 예견된 현상으로 신업태전용 상품개발이 확산되면서 점차
해소될 전망이다.

또 최근 정부는 가격파괴 신업태가 물가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이를
지원하기로 함에따라 신업태 전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어쨌든 신업태등장으로 일물다가시대는 개막됐고 가격파괴현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통혁명의 바람이 기존유통업체및 신규참여업체와 제조업체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앞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지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