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사업자가 낸 부가가치세중 세무서의 과세처분에 따른 세금외에
사업자가 자진납부한 세금에 대해서는 국가가 되돌려줘야한다는 서울고법
의 첫 판결이 나왔다.

부가가치세는 사업자가 자진납부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다가구주택사업자
의 세금반환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날
경우,국세청은 엄청난 액수의 부가세를 돌려줘야 한다.

서울고법 민사5부(재판장 강완구 부장판사)는 11일 다가구주택사업자인
김광호씨(서울 용산구 보광동)가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항소
심에서 "국가는 세무서의 과세처분으로 김씨가 낸 2천여만원을 제외한
자진납부분 1천5백만원을 되돌려주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세무서의 부과처분 당시에는 다가구주택이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공동주택에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과처분
자체가 무효는 아니다"며 "세무서의 부과처분에 의해 낸 2천여만원은
당연무효가 아니어서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별도의 부과처분없이 김씨가 자진납부한 1천5백여만원
은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잘못 알고 낸 셈이기 때문에 국가의 부당이득금
에 해당, 국가는 되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원고 김씨는 지난 91년 4월 서울 은평구 응암동 2의 82지상에 세대당
국민주택규모(85 )로 9세대분 다가구주택을 지은 후 먼저 분양한 6가구에
대한 부가세를 내지 않아 가산세와 함께 2천여만원의 부과처분을 받았다.

이후 3가구를 추가 분양하면서 1천5백여만원을 자진납부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대법원이 다가구주택도 세대별규모가 국민주택규모
이하이고 세대별로 단독거주가 가능하게 돼있다면 등기부상 부과대상인
단독주택으로돼있더라도 면제대상인 공동주택으로 봐야하다는 판결을
내자 국가가 부당하게세금을 거뒀다며 반환소송을 냈었다.

다가구주택의 부가가치세 반환여부는 지난해 8월 대법원이 "다가구주택도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공동주택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혼란을
빚어왔다.

즉 서울민사지법 합의12부는 "가구당 독립생활이 가능하고 세대당
규모가 부가세면제대상인 국민주택규모(85 이하)에 해당되는데도
세금을 물린 것은 당연 무효"라며 부당이득금 4천3백만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반면,같은 법원 14부는 과세처분에 의한 것이건 자진납부한 세금이건
간에 모두 반환대상이 안된다는 판결을 내렸었다.

<고기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