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APEC회의의 최대쟁점은 15일 정상회담에서 "보고르선언"으로 채택될
무역투자 자유화일정.

오는 2020년까지 지역내 무역투자 자유화를 달성한다는 EPG(현인그룹)의
자유화일정에 미국과 주최국 인도네시아가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반면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반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라피다 아지즈 말레이시아통상장관은 "무역투자 자유화일정은 전적으로
개별국가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회원국들에게 강제적으로
일정을 못박는 것은 받아들일수 없다고 밝혔다.

또 강택민중국주석도 싱가포르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은 자유화
일정을 고정시키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이번 회의에서는 관세인하를
통해 자유화를 달성하겠다는 의지천명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의 대외무역경제합작부장은 11일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무역
투자자유화일정이 설정돼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경제발전상태에
따라 국가마다 자유화일정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 다소 신축적인 입장을
보였다.

라피다 말레이시아장관은 특히 미국이 APEC에서의 무역자유화를 추진하기
이전에 우루과이라운드협정의 의회비준부터 끝내야 한다고 주장,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번회담에서는 또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가입문제가 중국과 미국간
주요협상이슈로 등장하고 있는데 미국은 그동안 반대해온 입장에서 한발
후퇴,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고 미국관리는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가트체재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제무역규칙들
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 중국의 가트가입
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