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의 올 신입사원 채용규모는 지난해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호황을 예상하고 지난해 이미 많은 인력을 충원한데다 대부분
업체가 인문계 출신 채용규모를 대폭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동차업체들이 수조원의 매출실적을 올리는 대기업인
만큼 올해도 어느 업종보다 취업의 문은 넓은 편이다.

올해 5개 자동차업체들이 계획하고 있는 채용규모는 1천2백여명선.
지난해보다는 약간 줄어든 규모이다.

대우자동차 아시아자동차 쌍룡자동차등이 지난해보다 10여명씩 선발규모
를 줄였다.

올해 신입사원 선발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인문계 출신 인력선발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지원부서체제를 완전히 갖춘데다 경영혁신차원에서
지원부서 인력을 최소규모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확충 기술개발강화에 중점을 두는 인사체계가 자리를 잡은 탓이기도
하다.

지난해만해도 인문계 출신과 이공계 출신의 채용비율이 3대7정도를
유지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2대8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우자동차는 하반기 채용에서는 인문계 출신은 전혀 선발하지 않을
계획이다. 반면 이공계 출신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자동차업계의
취업문은 이공계 출신에 더욱 유리하게 된 셈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5백명정도를 뽑을 계획이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전주공장 아산공장등의 건설로 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기존인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부문에 대한 충원에 이번
채용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문계 1백50명,자연계 3백50명을 충원했으나 올해는 인문계
비중을 낮춰 1백명만 선발하고 자연계를 4백명가량 뽑을 예정이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25명가량 늘어난 3백명으로
책정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아산만 제2공장등의 증설등으로 생산관리등의 인력이
필요한데다 신차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연구개발인력이 부족한
상태이다.

이에따라 이공계 인력 채용규모를 2백40명으로 지난해보다 60명이나
늘리기로 했다.

반면 인문계 인원은 지난해 92명에서 60명 수준으로 대폭 감축키로
했다.

지난해 이공계 1백95명과 인문계 15명을 뽑았던 대우자동차는 올해
선발 예정인원 2백명을 모두 이공계 출신으로 채울 계획이다.

판매부문을 우리자동차판매(구 대우자동차판매)에 이관해놓은 상태여서
판매관리인력이 필요없는데다 그동안 관리부문의 인력 보강을 마무리
했기 때문이다.

현재 군산종합자동차공장을 비롯해 우즈베크공화국등 해외에 대규모
조립공장을 건설중인 대우자동차는 앞으로도 이공계 출신 채용규모를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시아자동차는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약간 줄일 계획이다. 역시
줄어드는 부분은 인문계이며 자연계 채용규모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쌍룡자동차의 경우 인문계출신 인력 선발규모는 작년과 같은 수준이나
이과 출신은 오히려 15명 줄여 뽑는다.

지난해 자연계 출신을 많이 선발했고 수출및 내수가 늘어나면서
관리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것이다.

자동차업체들이 선호하는 학과는 전통적으로 기계관련학과이다.

현재 각업체 임원들의 상당부분을 기계공학과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72명의 임원중 12명이 기계공학과출신이고
기아자동차의 경우는 43명중 12명에 달할 정도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과거와는 달리 기계만이 아닌 전자 전기 기계를 종합한
메커트로닉스( Mechatronics ; Mechanics+Electronics )화 되고 있어
전자.전기 관련학과 출신들에 대한 선호도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또한 생산성향상이 국내자동차업계의 시급한 문제로 부상하면서
산업공학과등의 인력선발도 크게 늘고 있다.

이와함께 차량경량화등의 연구를 위한 금속공학과 무기재료과등
소재관련학과와 화학과도 선호대상이다.

이공계 출신들은 보통 공장이나 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된다.

기아자동차와 대우자동차는 아직까지 수도권인 광명과 부평에 주력공장
을 갖고있으나 기아가 아산만공장을 주력공장화하고 있고 대우는 군산에
종합자동차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지방근무를 해야할 각오를
해야한다.

인문계학과 가운데서는 경상계가 60~7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법정계열 어학관련학과도 인기학과이다.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대부분 총무 재정 기획등 관리부문이나
수출 내수영업관리분야에 근무하게된다.

자동차업체들이 대부분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어 서울에 근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 영업직이 있다. 고졸학력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서는 대졸학력자들도 영업직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대졸자의 취업난 탓이기도 하지만 시험이 상식과 면접만으로 치러지는
데다 능력만큼 대우를 받는다는 장점이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대졸초임은 65만원에서 73만원 수준이다. 상여금은 7백%선. 여성들도
취업에 제한이 없다.

특히 디자인실등에는 여성인력이 상당수를 채우고 있으며 최근들어서는
수출부서등에도 여성들이 진출하고 있다.

신입사원에서 부장까지 승진연한은 정상적일 경우 15~16년정도이나
점차 길어지고 있다.

모든 업체가 12월4일 그룹공채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