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 이치구 < 산업2부 차장 > ]]]

90년대 들어와 중소제조업체로서는 가장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미주실업의 박상희회장(44).

미주철강 미주제강 미주금속등 7개기업을 거느리면서 연50%의 성장을
지속, 연매출 2천3백억원대에 이른 그가 차기 중소기협중앙회회장에 출마할
것을 선언했다.

그의 남다른 초고속성장 경영비법은 무엇이며 왜 기협중앙회회장에 출마
하려는 것인가.

요즘 중소기업계의 눈길이 박회장쪽으로 향하고 있다.

-성장경영비법이 있습니까.

"기업을 하는데는 아이템선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영세기업과
대기업사이에 시장공백이 꼭 있습니다.

이 시장을 공략하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죠. 철강관련사업이 바로 이
분야라는 판단을 한겁니다.

실제 미주실업이 만드는 에리베이터레일은 삼성 금성등 대기업들도 선금을
내야 공급해 줍니다.

건설기자재인 스틸폼이나 건축용파이프등도 마찬가집니다.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항상 대기업에 굴욕적이거나 종속적인 것은 결코 아닙니다.

대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분야를 아이템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나약해 보이고 쉽게 부도를 당하는 이유는 객관적인 신용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사장이 홀로 돈줄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객관적인 신용정보관리를 합니까.

"사업을 하기전 국민은행에서 7년간 영업채권관리를 담당했습니다. 덕분에
중견기업중 채권관리는 최고수준이 아닌가합니다.

사내에 1천개기업의 신용을 항상 체크해 전산화해 놓고 있습니다. 신용
보증기금과 정보를 교환할 만큼 정확한 신용자료를 확보하고 있죠.

때문에 아직까지 어음부도를 맞아본 적이 없습니다. 기업은 스스로 신용을
창조해야 합니다.

중소기업도 적어도 복식부기장은 마련해 놓고 대출을 받으러 나서야
합니다. 거래업체의 신용도 수시로 체크를 해야죠.

그렇지 않고서는 부도를 맞기가 쉽죠"

-연일 부도사태입니다.

"부도사태는 단일 기업의 잘못만은 아닙니다. 중소기업들이 협동조합등을
통해 충분히 판로를 확보할 수 없게 된것이 큰 잘못이죠.

부도를 내는 기업은 창업을 한지 얼마되지 않는 업체가 대부분입니다.
창업기업의 아이템선정을 지도하는 일을 경제단체가 해야 합니다.

연쇄부도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도 시급한 형편이죠. 사업영역의
확보, 하도급거래 공정화, 경영혁신지도등도 추진돼야 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기협중앙회가 해내야 할 사업이라고 봅니다"

-기협중앙회회장 선거에 나선다면서요.

"중소기업을 위한 경제단체가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먼저 재정적으로
자립을 해야 합니다.

현재 중소기협중앙회는 연 40여억원을 정부로 부터 지원받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연수원은 대기업이 지어주는 것입니다.

재정적 자립이 없이는 발언권이 살아날 수가 없죠. 정부나 대기업의 입김에
금새 풀이 죽어버립니다.

제가 중소기협중앙회회장이 되면 그날로 정부의 재정지원을 일체 받지
않겠다고 선언할 작정입니다"

-정부지원공백을 메울 방안은.

"우선 경제단체관련규정을 고쳐 기협중앙회의 회원수입및 수익사업을 대폭
확보할 방침입니다.

재정지원을 받지 않으면 새로 펼수 있는 사업이 한두가지가 아니죠. 지난
90년부터 7억원의 빚을 짊어진 철강공업협동조합의 이사장을 맡아 3년만에
정상화를 시킨 경험을 최대한 살릴 계획입니다.

충분한 재정확보를 위해 개인입보나 회사보증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복안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기협중앙회회장은 정치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순수경제인이 맡아야죠.

충분히 규모를 갖춘 기업을 경영해보지 못한 중소기업자들이 회장을 맡을
경우 많은 폐단이 일어납니다"

-기업경영과 기협회장, 어느쪽에 치중할 계획입니까.

"회장이 된다면 단시일안에 기협체제를 개편할 생각입니다. 정부의 의견을
반영하는 기관이 아니라 회원의 의견을 반영하는 기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새바람을 일으켜야죠. 중소기협중앙회회장이란 자리는 분명히 비상근
입니다.

상근을 하면 회장의 간섭이 지나쳐 직원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일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체제개편과 사업방향만 결정할 뿐 기협중앙회업무보다는 기업경영에 더
몰두할 생각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