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부족에서 비롯된 유가공업계의 집유선확보싸움이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민간유업체들간의 맞대결 양상으로 번지며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빙그레,해태유업등 9개 민간유업체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지난달말 조합원을 늘리며 낙농가들을 대량으로
신규확보한 것과 관련, 타사 집유권을 침해했다고 반발하고 유가공협회를
중심으로 서울우유협동조합에 원상회복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조합원낙농가에 대한 생산장려금 명목으로 원유
l당 40원씩을 추가로 지급하며 하루 29.4t의 원유를 새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9개사는 낙농가이탈로 원유수급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게
됐다고 주장, 원상회복이 되지 않을 경우 끝까지 맞대응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9개사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신규확보한 집유선 1백9개 낙농가중 10여
농가가 최근 되돌아왔음에도 불구, 완전한 원상회복을 촉구하며 금주중
사장단이 농림수산부를 방문,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대한 제재를 요구키로
하는등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연쇄 긴급모임을 갖고 공동
대응책을 논의중인데 매일유업등 일부사는 곧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집유선을 공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새로 확보한 집유선은 포천, 의정부, 김포등의
경기도지역 낙농가와 강원도 철원일대의 낙농가로 9개사는 이중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축산업협동조합법 제13조(집유구역)와 정관을
무시하고 강원낙협구역인 철원에서 조합원을 모집한 것은 조합법을
어긴 것이라고 지적, 법적시비까지 제기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그러나 유제품시장개방을 앞두고 낙농가들이 권익보호를
위해 민간업체보다는 협동조합에 자발적으로 조합원으로 가입한 것일뿐
집유선을 고의로 침해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l당 40원씩의 웃돈은 조합원들에게 성과급형태로 지급되는
것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 민간유업체와의 마찰이 빠른
시일내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가공업계는 지난92년부터 시작된 원유부족현상이 풀리지않고있는데다
금년여름의 폭염으로 생산량이 격감한 탓에 집유선싸움이 증폭된 것으로
보고있는데 이같은 마찰이 업계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