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사고는 구조물의 부실용접과 제작상의 오차, 유지관리 미비,
중차량 통행에 대한 규제 소홀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토목학회 성수대교 사고원인 조사반(위원장 장승필 서울대교수)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성수대교 붕괴원인 중간
조사발표"에서 설계 시공 사후관리등 전과정의 총체적 부실이 성수대교
붕괴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장위원장은 상판을 떠받치는 수직재플랜지(H빔)와 핀플레이트의 용접이
설계와 달리 X자용접이 아닌 I자 수동용접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설계도는 이들 연결부위에 V자홈을 파낸 후 용접토록 하고 있으나 실제
용접은 V자홈을 파내지 않은 채 이뤄져 용접살이 구조물에 보충되지 않는등
가장자리만 용접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부실 용접으로 하중을 분산시키는 유효단면적이 설계보다 대폭
감소된 상태에서 과적차량의 반복하중으로 핀플레이트와 용접된
수직재플랜지에 가로로 4cm의 피로균열이 장기간에 걸쳐 발생했으며 H빔의
나머지 부분은 사고 당시 급격하게 찢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H빔과 연결되는 핀플레이트 연결부위의 경사각도가 두께의 10분의 1로
설계됐으나 공기단축을 위해 실제론 2.5~3분의 1로 급격하게 절삭하는등의
제작오차로 인해 용접점에 당초 설계보다 최고 40% 정도 높은 응력이 유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반은 또 설계도가 당시 국내 1급 기술자들이 대거 중동지방으로 몰려
있는 상태에서 국내 시공능력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용접부위의 취약성을
보완하고 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부대시설물이 반영돼 있지
않는등 설계자체에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설계하중을 초과하는 중차량의 통행으로 이번 사고에서 떨어져
나간 상판을 이루는 31개 철골부가운데 무려 14개가 초과응력을 감당해 오고
이로인해 피로균열이 가속화되는등 유지관리에도 심각한 헛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교수는 "성수대교 붕괴의 직접적 원인은 용접상태의 불량에 가중치가
주어진다"며 "앞으로 수직재에 대한 횡하중의 영향및 재료의 성질, 감리,
부식상태 공사비 공사기간및 관리체제등에 대한 구조적 원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연말께 최종결론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방형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