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종목장세로 되돌아가는 양상이다.

지난주말 상승세로 돌아섰던 종합주가지수가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2일 전형적인 종목장세가 재현됐다.

무려 2백개를 웃도는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며 중소형주가 큰폭의 오름세
를 보였다.

그러나 은행주의 오름세 회복에도 불구하고 블루칩을 비롯한 우량제조주가
맥없이 밀려 대형주지수는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말부터 시작된 일부 대형주의 강세에 대해서도 종목장세의 연장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대형주중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1백개를 넘어서는등 요즘들어 강한
상승흐름을 이어가는 대형주가 많이 등장하고 있어 외형적으론 대형주가
주도주로 떠오르는 느낌을 주고 있다.

중저가권의 대형제조주들이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것을 배경으로 삼아
재료가 따라 붙은 종목들이 상승흐름을 보였다.

쌍용자동차는 찌프 대량수출계약과 벤츠사의 지분참여확대요구설, 아시아
자동차는 대규모부동산을 보유한 자산주, 동양화학은 기업내용에 비해
저평가된 자산주, 동야제약은 제약주 대표주자란 식으로 재료가 먹혀드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형주 강세는 아직 전체 증시를 이끌어갈만큼 폭넓게 확산되지도
오래 지속되지도 못한 상황이다.

조정국면의 막바지에서 은행.증권 자산주 제약주 보험주등으로 옮겨다녔던
매기가 대형주쪽을 기웃거린 결과, 일부 종목만이 반짝 강세를 보일 뿐이란
해석이다.

종목장세 재현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기대와 불안의 교차"로 풀이하고
있다.

12월 외국인한도가 늘어나면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미리 사두자는
매수세에 힘입어 11월증시를 낙관할수 있다는 전망이 강하게 형성된 한편
한국통신주식매각등 대규모 공급물량이 기다리고 있고 증시안정기금이
틈만 나면 매물을 내놓아 크게 낙관할수는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는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의 장세전망은 대체로 "성급한 예단을 하지말라"는 신중론에
모아지고 있다.

블루칩이나 금융주등 지수에 큰 영향을 주는 종목이 큰폭으로 오르내리지는
않되 개별종목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지고 종합주가지수는 큰폭의 장중등락을
계속하면서 1,100선근처를 맴돌 것이란 예상이다.

동서증권 정병렬이사는 "매기가 빠른 속도로 옮겨다녀 일반투자자들이
시장흐름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성급히 이쪽저쪽을
쳐다보지 말고 재료나 실적등의 변수를 고려해 좋아 보이는 종목을 잡아두고
기다리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정건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