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부덕함으로 인해 더 이상 시장직을 수행한다는 것은 사고수습과
시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31일 오전 총리실에 사표를 제출
했습니다"

우명규서울시장은 1일 시청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표를 제출케된
동기를 이같이 밝히고 "외압"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우시장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현재 심경은.

"지난 70년5월부터 서울시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오늘처럼 시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느껴본 적은 없다. 성수대교 붕괴라는 어처구니없는
일에 대해 공직자로서 책임이 크다는 것을 통감한다"

-사퇴권고등 외압이 있었다고 하는데.

"사퇴권고등 외압은 단연코 없었다. 청와대의 사전통보설은 사실과 다른
것이다. 시장으로서 자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고 이
시점에서 물러가는 것이 서울시에 도움이 되겠다고 나름대로 판단한 것이다"

-현재 사고수습이 끝나지 않는 상태에서 우시장이 수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근거는.

"본인이 적임자가 아니라는 여론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으며 이것으로 인해
시에 걸림돌이 된다면 물러나야 한다는 평소 소신에 따른 것이다"

-언제 최종적으로 용퇴를 결심했는가.

"어제(10월31일) 오전 총리를 만나지 않고 총리실에 사표를 제출했다.
특히 지난달 시장에 발령되면서 나와 친분이 있는 청와대인사가 궁지에
몰리는등 나 때문에 사람이 다치는 것이 우려됐다. 또한 나에 대한 인사를
두고 세간에서 ''인사가 망사''라는 설이 떠도는등 대통령에게도 누룰 끼치는
것같아 하차하게 됐다"

-검찰수사 결과대로 서울시 간부들이 성수대교에 대한 동부건설사업소의
보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는가.

"시장이든 부시장이든 그러한 사항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면 공직자로서
방치할 수가 없는 일이다. 예산이 없는 것도 아니고 구조물 보수비가
없으면 예비비를 쓸수도 있다. 이같이 시급한 보고를 받고 방관할 공직자는
있을 수가 없다"

-검찰이 소환하면 응하겠느냐.

"당연히 응하겠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루빨리 사고를 수습해 시민의 걱정과 불편을 줄이는데 미력하나마
신명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최선을 다해 왔다. 그러나 막상 서울시민의 시정
발전을 위해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물러나게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 방형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