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기획 웰컴 오리콤 제일기획의 4사가 참가해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
냉장고광고기획안설명회(프리젠테이션.약칭 PT)가 오는3,4일 이틀간 열린다.

삼성전자는 오는10일께 광고대행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PT는 제일기획이 같은 계열사의 광고를 경쟁을 통해 수주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종전처럼 제일기획에 주지 않고 경쟁에
붙인 첫케이스라는 점에서 광고업계는 물론 계열광고회사를 가진 대기업
그룹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광고주인 삼성전자는 신제품냉장고의 PT내용이 한줄이라도 외부에 누설
되면 실격된다는 것을 경고하고 각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관련회사들은 각별히 언행을 조심하면서 철저한 보안조치를
하고 있다.

광고대행사는 전담팀이 누구인지도 밝히기를 꺼리고 있을 정도이다.

제일기획은 각종 국제상을 휩쓴 경력이 있는 신재환팀장(제작)과 이흥우
차장및 이은영국장등이, 오리콤은 아이스맥주를 맡았던 민영훈부장팀이
맡았다.

대홍기획은 강전웅국장을 팀장으로 전상철실장(기획) 김용호실장
(크리에이티브) 김영민실장(크리에이티브)등이 참여하는 특별팀이 구성됐고
웰컴은 김태형크리에이티브디렉터및 문애란이사등이다.

이번 PT에 가장 부담을 느끼는 곳은 아무래도 제일기획.

만약 탈락되면 그동안 계열사의 특혜로 대행권을 받았다는 시각에다
이것을 계기로 그룹내 다른 광고주들의 이탈이 우려되고 또 대행사로 선정
되는 경우에도 형식적으로 PT를 실시한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까 걱정하는
표정.

제일기획은 그렇지만 떨어지면 국내 제일이라는 자존심이 무너지는
일이어서 철저하게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일본을 두번이나 다녀왔고 삼성전자에서 온 오증근상무가 삼성전자
김광호부회장의 취향을 고려해 중간에 완성된 제작물을 새로 만들기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웰컴은 비록 회사규모는 작지만 크리에이티브만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으로 신문 TV의 시안을 각각 한가지만 만드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 지침은 최대 6가지까지 가능)

대홍기획 태스크포스팀은 남상조사장이 삼성전자의 본부장출신인 점을
감안, 체면을 위해서라도 기필코 따내야 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오리콤은 특히 보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의 심대룡광고부장은 "이번 PT와 관련 회사 안팎의
어떠한 간섭도 받지말고 객관적으로 심사하라는 엄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광고심사는 3일에 실시되는 주부 교수 대리점사장 영업담당실무자등 50명의
1차심사와 4일의 삼성전자임원 20명의 2차심사로 진행된다.

이번에 탈락한 광고사에 대해서는 2천만원씩의 참가비가 지급된다.

<김대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