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주변을 둘러보면 모두가 몰라보게 물질적으로 잘 살고 있는것
같다. 어디를 가나 자동차가 넘치고 국내의 유원지는 행락객으로 사시사철
만원이다.

생활에 여유를 갖고 편리하게 즐긴다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바다.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눈앞에 두고 이정도로 사는 것이 당연한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는 교통지옥과 환경오염 그리고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사건 사고들을 생각하면 이런 일들이 우리들의 생활태도와
무관하지 않은것 같기도 하다.

굳이 보리고개시절을 상기하자는 것은 아니나 우리가 물질적으로 더
여유로워질수록 생활에는 보다 슬기로워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잘산다는 것은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편리한 것만이 아니다.

더불어 사는 우리모두가 정신적인 여유를 갖고 서로가 서로를 위하면서
화목하게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일이다.

비록 부족하고 불편스럽더라도 나누어 갖고 서로 위하는데서 마음 그득한
만족을 느낄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잘사는 길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오늘날 알게모르게 물질주의에 물들어 이와같은 삶의 지혜를
잊어버리고 다만 풍요롭고 편리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살다보니 세상은
부정과 부실 그리고 불신이 면연하게 되었다.

물질적으로 자기의 능력보다 잘산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불행을 가져올뿐
아니라 함게 사는 이웃에게도 해를 끼친다.

정신적으로 덜 성숙해서 감내할수 없는 자식들이 부모의 돈 때문에
오랜지족이 된다든지 경제적인 능력없이 잘 살려하니 결국 사치와
낭비로 패가망신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일들이 지난날 우리가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에서
비롯되었다면 이제 선진국의 문턱에서 다시한번 새롭게 슬기로운 삶을
살아갈수 있도록 서로를 격려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물질적인 부는 세상과 이웃을 위하여 맡겨진 것으로
이해하고 겸손할줄 아는 삶,남을 위하고 더불어 만족을 찾으려는
슬기가 오늘의 우리모두에게 간절이 소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