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외국산 유가공제품의 시장잠식으로부터 국내 낙농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식량안보차원의 종합적인 정부대책이 필요합니다"

국내최대의 유가공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조광현조합장
(58)은 낙농가와 유가공업체들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시장개방으로 충격을
받게될 것이라며 정부가 낙농현실을 바로 보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분유와 별다름없는 코코아 조제품등의 유사 분유가 관세율 체계상의
허점을 틈타 대량수입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때 시장개방후 낙농가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한 조조합장은 "유제품
수입홍수를 막아낼 정부의 통제수단이 반드시 강구돼야할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유가공업계의 판로 위축은 낙농 여건의 악화를 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한 조조합장은 "멸균시유와 치즈등 국내시장 잠식 가능성이 높은 품목에
대한 수입억제대책과 함께 사료곡물의 수입관세및 배합사료 부가세의
영세율 적용등 낙농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장치 또한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국내 특정업종이 개방파고하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을수 있느냐
의 여부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국산유제품의 소비확대를 위해
국산원료를 사용한 제품에는 제품포장용기에 신토불이와 같은 별도표시를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습니다"

작년10월 조합장 취임후 1년동안 내부조직의 합리화와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아온 그는 앞으로 남은 임기3년동안 국내 유가공업계와 낙농가
전체의 경쟁력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 양승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