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27일 포철에 이어 2번째로 뉴욕증시에 상장됨으로써 국내기업들의
국제금융시장진출에 한 이정표를 남기게됐다.

한전은 국내증시에서 시가총액비중이 가장큰 기업인데다 정부가 여전히
77%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어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포철과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향후 뉴욕증시상장을 앞두고 있는 국내기업들과 국내외투자자들은
뉴욕증시에 2번째 상장되는 한전의 주가동향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증시에 첫상장된 포철의 주가가 상장직후 뉴욕과 국내에서 동시에
하락세를 지속한 전례가 있어 한전의 주가도 포철과 같은 패턴을 보일
경우 향후 상장되는 기업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전의 국내주가는 우량주상승분위기와 함께 뉴욕증시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지난달 27일 3만9천3백원까지 급등했다가 최근
3만원선 부근까지 밀리는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특히 주가가 하락하면서 동시에 외국인들이 매물을 내놔 외국인주식
투자한도가 남아있는 상태다.

국내외 증권전문가들은 한전이 성장성등의 측면에서 포철에는 못미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력산업이 성장성이 뒤지는데다 다른 나라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설비투자를 지속해야하는데다 북한 경수로지원과 관련해서
정부보유지분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뉴욕증시의 주가가 최근 금리인상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도 한전에는 불리한 요인이다.

그러나 다른나라 전력업체의 성장률이 6~7%수준인데 비해 한전은 2배
가량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이를 고려하면 PER수준이 다소 높은게
당연하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또 계속되는 설비투자로 인해 감가상각이 많지만 현금유입규모는
상당하다는 것이다.

외국인이나 기관들로서는 시가총액비중이 높은 한전주식을 어느정도
보유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국내의 증권전문가들은 악재들이 미리 반영되면서 한전주가가 이미
큰폭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큰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정부보유지분 매각가능성과 뉴욕증시의 전반적하락등이 악재이지만
추가하락하더라도 3만원안팎의 주가수준유지는 무난하리라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