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부건설사업소가 지난해 4월 성수대교에 이상이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서울시가 이를 묵살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당시 부시장
이었던 우명규현서울시장의 관련여부가 새로운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사결과 밝혀진 내용은 동부건설사업소가 성수대교의 상판
신축이음장치의 철골구조물이 이탈해 교량안전에 중대한 문제가 있으니
긴급히 보수해야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당시 김재석서울시도로
시설과장이 "예산먼저 따오라"며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 보고서는 본청과장까지 보고된 사실이 확인됐지만 과연
당시의 권완도로국장(현K건설업체 부사장) 우명규부시장,이원종시장
에게까지 보고됐는지의 여부가 수사의 촛점이 되고있다.

우시장은 당시 기술직공무원을 총괄하는 수장이었다.

만약 보고서가 상부에까지 보고됐었다면 이 사안은 도로시설과장
도로계획과장 도로국장등 관련국 과장들이 우부시장과 먼저 협의를
거친후 시장에게 보고하는게 조직체계상 순리이다.

그는 도시계획기술사 토목시공기술자 1급측량사 자격증과 함께 토목기술
전문가이다.

이렇게 볼때 서울시상부에서 보고내용을 알고도 묵살했다면 그 책임은
이시장에 못지않게 우부시장에게 있다고 봐야한다.

문제는 당시 도로국장이 동부건설사업소의 보고내용을 검토할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권씨는 당시 서울송파구문정동에 있는 자신소유의 화예빌딩내 주차장을
불법용도변경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아 동부건설사업소의 보고가 있기
4일전인 23일저녁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권씨의 사표는 4월30일 정식으로 수리됐다.

따라서 권씨는 사표수리전까지 국장으로서 통상업무를 수행할만한 틈이
없다고 볼수있다.

서울시 "업무지침"에는 도로 교량의 긴급보수사안은 과장 전결로 처리
가능하게 규정돼있다.

결국 당시 도로시설과장은 국장이 사실상 업무수행을 할수없는 상황에서
윗선에 보고도 하지않은채 묵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성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