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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의 제네바회담합의와 관련,대북경수로지원이 어떻게 이행되고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측이 이번 합의에서 "한국형경수로"가 지원주체가 된다는 데 합의한
때문이다.

경수로와 관련된 제반사항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 편 집 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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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네바합의에서는 "한국형"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한국형 경수로가 들어갈 수 있는가.

"형식적으로는 미국과 북한이 경수로공급계약을 체결하나 미국은 국제
컨소시엄인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대표해 계약하는 것일뿐
재정조달및 공급기능은 컨소시엄이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가장 많은 재정부담을 한다는 원칙은 이미 한.미.
일 3국협의에서 합의된 상태며 이번 제네바회담에서 북한도 이에대해
양해한 상태인만큼 한국형경수로가 북한에 지원된다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경수로지원을 위한 컨소시엄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미국은 앞으로 6개월내에 북한과의 경수로공급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먼저 한국, 일본등 관계국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3국은 이미 KEDO라는 컨소시엄구성을 합의해 놓은 상태다.

KEDO에는 러시아 중국등 여러 국가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구성과 분담률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분명한 것은 한국이 가장 많은 부분에 참여,사실상의 주도권을 행사
하게 될 전망이다."

-대북경수로지원에 따른 재원소요는 얼마로 예상되는가.

"1천MW급 경수로 2기를 건설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대략 40억달러선
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설기간과 기술발전등을 고려할 때 30억달러선에서도 가능
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과연 얼마나 부담하는 것인가.

"한국은 40억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이중 최소 20억달러에서 최대 30억
달러까지 비용분담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국은 이미 한국이 재원조달에 있어 50%이상을 확보,경수로
지원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다는데 합의해 놓은 상태다."

-한국이 그 정도의 재정분담을 한다고 할 때 엄청난 액수가 문제가
될 것이다. 재원조달의 형태와 방법은 무엇인가.

"한국정부는 유상지원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견지하고 있다.

국민들사이에 한때 무상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판단, 종국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어떤 방법으로 유상지원을 하느냐 하는 방법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알려진 것은 한전이 정부보증으로 차관을 도입,북한에 지원하며
원금부분은 현물로 상환받고 이자에 해당되는 부분은 한국정부가 대신
보전한다는 것이다."

-대북경수로지원과 관련,정부는 국민으로부터 어떤 동의를 얻게 되는지.

"정부는 현재 국회동의과정같은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국회의 동의
절차가 필요없는 방법을 고려중이며 정치쟁점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수로건설전 북한에 지원키로 한 대체에너지는 어떻게 조달되는가.

"매년 50만t의 중유가 지원된다는 것을 제네바회담에서 합의한 상태다.
이를위한 북.미간의 전문가회담이 곧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은 당초 지원되는 대체에너지의 군사목적전환을 우려,난색을
표시했었으나 북한이 50,2백MW건설중단에 따른 에너지부족분에 대한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대북경수로지원에 있어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다고 할 때
기술진을 중심으로 상당수 남한인력의 방북이 필연적이다. 현재 북한의
태도로 보아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현단계에서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그것은 전적으로 북한당국의
의지와 직결된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형경수로지원에 있어 최소한 매년 연인원 8천명의
방북이 필수적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조건이 북한당국에 의해 거부된다면 한국형경수로지원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수로의 대북지원에 있어 우리 민간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업체들이 거론되고 있는지.

"한전을 비롯해 원자력발전소 건설경험이 있는 한국중공업,현대건설,
동아건설등이 떠오르고 있으며 이밖에 삼성건설등 10여개업체가 참여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형경수로란 무엇인가.

"미국의 컨버스천엔지니어링(CE)사가 개발한 시스템 80이라는 원자로를
한국실정에 맞게 규격을 표준화한 원자력발전소를 뜻한다.

한국형 경수로가 시스템 80과 다른 점은 전기출력량은 다소 줄인 대신
안전성을 무려 5배이상 높였다는 것이다. 오는 98,99년에 완공될 울진
3,4호기가 최초의 한국형 경수로이다."

< 양승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