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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신문 창간30돌] 우리기업의 리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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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마다 2000년대의 초우량기업을 지향한다는 목표아래 나름대로 장기
    비젼을 세우며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20세기가 끝나가고 있는데다 국내외의 환경변화도 급변하면서
    우리 기업들에게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다.

    국제적으로 EU(유럽연합)가 성립되고 UR(우루과이라운드)이 타결됐으며
    국내적으로 정부규제완화등 시장경쟁원리가 더 강조되고 있어 기업들이
    경영혁신을 통한 체질개선을 꾀하지 않을 도리가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강도높은 경영혁신 기법인 리엔지니어링에 대한 우리기업들의
    관심도 비상할 수 밖에 없다.

    국내 최초로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한 기업인 동서식품의 한경구전산실장은
    리엔지니어링은 누구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계량적이고 실증적인 강도 높은
    작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단순한 사무자동화나 중복업무제거같은 개선운동쯤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대기업들치고 리엔지니어링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기업은
    찾아 보기 힘들다.

    국내 기업들가운데 리엔지니어링에 대한 1차적인 성과를 내놓을 정도로
    앞선 기업으로 동서식품 대림산업 삼성생명 삼성건설 아남산업 현대중공업
    한국통신 금성계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두산개발 미원 대림
    엔지니어링 한국비료 현대전자 두산음료등이 컨설팅업계에서 자주 거론된다.

    이중 대림산업의 경우엔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깊숙히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했고 그 과정이 비교적 소상하게 공개됨으로써 특히 건설업체들의
    시범기업이 되고 있다.

    대림산업의 경우 작년부터 건설부문에서 먼저 리엔지니어링에 착수해
    1년6개월정도만에 자재관리 자금집행 회계결산관리 원가관리등 주요
    프로세스의 재구축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대림산업의 리엔지니어링은 미국기업들에 비해 그 성과가 빨리 나왔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리엔지니어링은 전산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도 각 퍼스널 컴퓨터끼리의 연락이 LAN(구역내통신망)등을 통해
    자유로워야 하는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건설회사의 예처럼 자재가 필요한 현장에서 구입할 자재명세서를 본사에
    통보하고 본사에서 여러 심사를 거친후 자재를 구입 현장에 투입하는 종래의
    방식을 분명히 개선될 점이 많다.

    절차가 복잡함으로써 필요한 자재를 확보하는데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로 나타날 수 있다.

    또 현장의 감독자는 본사를 믿지 못하고 일반적인 자재도 급한 물품으로
    본사에 신청함으로써 재고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본사는 본사대로 이같은 현장의 속성을 간파해 본사에서의 심사감독기능
    을 강화해 결과적으로 건설현장과는 이탈한 탁상관리로 전락하게 된다.

    대림산업의 경우엔 자재의 구매와 대금청구를 현장위주로 바꾸었다.

    일상적인 건축자재의 구매와 대금청구는 현장에서 바로 이뤄지도록 하고
    본사는 품귀가 예상되는 자재의 사전대처같은 전략부문만 담당한다.

    이같은 비지니스 프로세스의 재구축은 당연한 절차로 보이지만 실제
    실행에 들어가지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각 현장과 본사내의 자재부나 기획및 경리담당부서와의 업무가 온라인으로
    처리돼야 한다.

    또한 업무 재구축으로 없어지는 부서의 인력소화방법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리엔지니어링은 전제조건이 까다롭고 혁신적인 변화를 수반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리엔지어링은 그 성과가 미국기업등에 비해 비교적
    빨리 나온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삼성생명의 경우에도 92년7월부터 프로세스 개선활동을 펴나간 1년만에
    당초에 계획한 목표를 대부분 달성하는 성과를 보였다.

    실례로 법인영업의 대출처리기일을 절반정도로 단축시켰고 보험금의
    현지지급 기일도 3일에서 1일정도로 줄여 고객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작년7월에 리엔지니어링에 들어간 아남산업은 가시적인 성과가 능률협회
    컨설팅의 성공사례집에 들어있을 정도로 빠른 진척도를 보였다.

    대림그룹의 갈정웅상무는 미국기업과 비교해 빠른 진척도를 보이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리엔지니어링에대한 최고경영자의 의지를 더 확고히 할 수 있고 임직원의
    참여를 끌어내는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갈상무는 그러나 우리기업의 리엔지니어링작업이 21세기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지려면 전산하부구조가 튼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산시스템이 다운사이징(Downsizing)되어 있지 않으면 리엔지니어링은
    공염불에 불과하죠"

    갈상무는 지난92년초 대림산업이 대형 메인컴퓨터를 크레인으로 끌어내
    처분한 일을 상기하면서 전산시스템의 획기적인 개혁이 리엔리어링의
    기본조건이 이라고 지적했다.

    대형컴퓨터와 단순한 터미널로 구성된 기존의 중앙집중시스템을 퍼스널
    컴퓨터만으로도 교류될 수 있는 다운사이징으로 바꾸는 시스템의 변화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산문제에 있어 우리기업이 미국등에 비해서 약간 취약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우리기업이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하는데 있어 미국기업들보다 불리한
    측면이다.

    "컨설팅을 해보면 사내 전자통신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류를 복사하여
    전달하는 사원을 가끔 목격합니다"

    능률협회컨설팅의 박기호상무도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전산마인드가 미국
    등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을 우리 기업이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 한가지 문제점으로 꼽는다.

    박상무는 그러나 기업들이 사전준비기간을 보다 길게 잡고 리엔지니어링에
    들어간다면 전산문제도 쉽게 해결될 것이라며 리엔지니어링 전망을 낙관
    한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리엔지니링은 부서의 폐쇄등으로 인해 잉여인력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 인력을 부작용 없이 소화하는냐는 것이다.

    S기업의 경우 리엔지니어링 결과로 자재파트를 없애자 그 부서담당 임원을
    비롯한 부하직원들의 조직적인 반발이 일었났고 결국 그 파트를 없애는
    계획이 유야무야된 얘기도 있다.

    대림그룹의 갈정웅상무는 "리엔지니어링은 필연적으로 회사중역들간의
    권력이동(power shift)이 발생하고 이에따른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라면서
    우리나라가 미국등에 비해 관료주의가 짙은 것도 극복해야될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이에따라 리엔지니어링에대한 최고 오너경영자의 확고한 의지가 우리나라
    에서도 리엔지니어링 성공의 열쇠가 된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측면의 인사문제로 경영컨설턴트들은 미국의 경우 일시해고
    (레이오프)같은 것이 가능한 노동시장이지만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경우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리엔지니어링에따른 원만한 노사관계정립도 아주
    중요한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컨설턴트들은 따라서 유휴인력을 소화할 수 있는 새 사업을 벌이거나
    영업확대로 부가가치가 더 나올수 있는 기업일수록 리엔지니어링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에서는 21세기에서도 성장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멀티미디어 통신 반도체등 첨단산업이 다른 업종보다는 리엔지니어링
    추진이 매끄럽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한 기업중 하나인 두산개발의 배경한전무는 최고
    경영자측이 경영구조 재구축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면 이같은
    문제점들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기업의 리엔지니어링결과를
    낙관하는 사람이다.

    "한국에 맞는 리엔지니링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리엔지니어링에 착수했지만 우리
    기업의 전산시스템과 노사문제등에 적합한 기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배전무의 지적이다.

    현재까지 선보인 경영혁신기법들 가운데 기업들이 21세기를 준비하는데
    리엔지니어링보다 더 좋은 방법론이 없다는 것이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한
    기업인과 컨설턴트들의 중론이다.

    문제는 미국식 리엔지니어링을 한국 기업문화에 맞개 적용하는냐에 따라
    리엔지니어링은 보약이 될 수 있고 극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부의 우려속에서도 대림산업 삼성생명 아남산업 현대중공업등
    우리나라의 리엔지니어링 선발주자들은 아직까지는 원가절감 고객만족등에서
    양호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한국형 리엔지니어링이 서서히 정립되면서 21세기 한국기업들의
    리엔지니어링 결과를 낙관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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