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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왜 강한가] (6.끝) 독특한 공기업제도

싱가포르 성공의 대부분은 정부가 창출해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개발, 인적자원개발등 경쟁력 증대와 연관된 거의 모든 활동은 정부
주도하에 이뤄졌다.

싱가포르 정부가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할수 있었던 데는 특이한 공기업
운영방식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공기업은 두가지 형태로 나뉜다.

첫째는 의회가 정한 공기업설립법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이들은 어느
면에서는 회사라기 보다는 정부부처의 산하기구(Statutory Boards)에
가까운 형태이다.

이들은 기업활동상황을 각 부처를 통해 의회에 보고하게 되어 있으나
정부기관보다는 많은 자율성을 부여받아 변화하는 주변환경에 보다
신속하고 신축적으로 대처할수 있도록 되어 있다.

둘째는 기업법에 의해 설립,정부가 주주로 참여하는 기업(GLC)들이다.

이들은 의회의 감독을 받지 않으나 정부 관리들이 직.간접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산하기구 형태의 공기업이나 GLC는 모두 자회사나
관련업체들을 가질수 있다.

싱가포르가 공기업 제도를 도입한 것은 국내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수 없어만큼 작아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 힘들거나
민간부문의 능력이 축적되지 못해 정부가 산업개발을 직접 주도해야
할수 밖에 없는 현실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 부딪히자 정부는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이 큰 분야를 담당
하는 정부 부서들을 골라 자율적인 공기업으로 전환시켰던 것이다.

도시재개발청(URA),전신전화국(TAS)과 싱가포르 항공관리청(CAAS)등은
이러한 목적으로 출범했다.

또 기존 정부기구의 일부 기능을 떼어내 이를 담당하는 공기업도 설립
했는데 쥬롱타운회사(JTC),표준산업연구기관(SISIR)등이 이같은 사례다.

정부관련 기업들은 여러 산업부문에 걸쳐 만들어졌으나 산업구조 조정
이나 다변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경쟁력있는 산업분야에 우선 순위가
주어졌다.

예를 들어 60년대에는 산업훈련,항만개발,전신전화,전기.수도,공공주택
부문의 공기업 설립이 활기를 띠었다.

70-80년대에는 그범위가 더욱 확대되어 통화.금융,생산성,연구개발,도시
재개발,관광,방송,무역,전철,건설,항공등의 기능을 담당할 정부기구형
공기업들이 세워졌다.

94년 현재 정부기구형을 포함한 전체 공기업의 수는 5백59개로 지난
85년의 3백61개보다 2백38개가 늘어났다.

공기업에 대한 출자는 모회사(Holding Company)를 통해 이뤄진다.

싱가포르에는 재무부가 1백% 출자해 설립한 4개의 모회사가 있다.

국내외 일반투자를 담당하는 타마섹(Tamasek)홀딩스사,방위산업및 첨단
산업부문 투자를 전담하는 싱가포르 테크놀로지 홀딩스사,국가개발사업
및 병원 부문의 MND홀딩스,헬스코퍼레이션등이 그들이다.

교육.금융분야를 제외한 주요 정부기구형 공기업의 재정상태는 지난
80년대말 이후 흑자를 내고 있으며 이들 기구들이 투자하고 있는
60여개의 GLC도 재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아시아 비지니스지가 선정한 경영실적이 우수한 것으로 뽑은 20개
기업 가운데 포함된 싱가포르항공,싱가포르 개발은행(DBS),케펠사등도
타마섹이 대주주인 회사들이다.

그렇지만 모든 GLC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어서 싱가포르 테크놀로지홀딩스
가 출자한 STV는 실패작으로 결론나 출자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에 이른
케이스도 있엇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공기업은 대체로 건전한 재정상태를 유지해왔다.

이는 싱가포르 정부의 공기업 운영방침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으며
싱가포르 정부의 재정운영 원칙을 알면 이같은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싱가포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아니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며 투자한 모든 비용을 회수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공기업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돼 수익을 내야
하며 가능하다면 사업을 확장시켜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공기업에 어떠한 특전이나 보조금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며
공기업도 적자를 내면 파산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방침을 정해놓고있다.

또 인력도 국내외 공개시장을 통해 조달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실업완화
를 위해 도산하는 민간기업을 구제차원에서 인수하는 것을 싱가포르
정부는 용납치 않고 있다.

공기업을 활용한 경제성장 전략에는 부작용도 뒤따랐으며 이는 민간부문
의 위축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85-86년 불황이후 공기업의 민영화를 성장전략의 일부로
채택하는 경제정책을 발표하면서 민간이 감당할수 있는 부문에서는 GLC가
뛰어들어 경쟁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싱가포르 경제성장의 주축은 공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80년대 성장전략으로 수립된 공기업의 민영화는 GLC를 통한 거시경제적인
경제성장 추진이나 목표달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정부는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기 위한 지역화전략을
추진하는 중이다. 여기서도 GLC들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64개에 이르는 GLC가 홍콩의 금융산업,인도의 통신.조선부문,
필리핀 조선.항만시설,중국의 항공.해운산업등에 컨소시움을 구성해
진출해 있는 상태다.

싱가포르의 차세대 성장전략에서도 공기업들의 역할이 두드러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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