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졸업생들의 은행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은 여상졸업생들사이에서 최고의 직장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은행들이 경영합리화와 사무자동화를 추진하고 있
는데다 여행원제도폐지이후 여성신규채용을 꺼리고 있어 은행은 더이
상 여상졸업생들의 안식처가 되지 못하고 있다.

16일 금융계에따르면 6대시중은행과 국민 기업 주택등 9개은행이 채
용한 여상졸업생숫자는 지난89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9개 은행에서 지난89년 한햇동안 뽑았던 여상출신은 총4천7백16명.6
대시중은행은 2천9백60명으로 전년(1천4백69명)보다 무려 배를 더 채
용했다.

3개 국책은행도 전년의 1천2백51명보다 40.4%증가한 1천7백56명을 뽑
았다.

그러나 90년 3천28명으로 전년보다 35.8%감소한 것을 비롯 <>91년 2
천9백78명(1.6%감소) <>92년 1천7백53명(41.1%감소) <>93년 9백86명(43.
8%감소)등으로 해마다 급감하고 있다.

올해도 <>조흥 21명 <>상업15명 <>한일 21명 <>서울신탁 11명등 대부
분 은행들이 극소수의 여상졸업생만을 선발했거나 앞으로 채용할 계획
이다.

이에따라 여상졸업생들이 은행에 취업하는 것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
다.

실제 한해에 2백여명이상씩을 은행등 금융기관에 취업시켰던 서울S여
상의 경우 은행에 취업한 졸업생은 지난 89년 1백21명에서 <>90년 1백56
명 <>91년 86명 <>92년 43명 <>93년 48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 학교에서 진학지도를 맡고 있는 김모교사는 "80년대중반까지만해도
한반에서 20명가량은 은행에 취업했으나 요즘은 10명도 되지 못한다"며
"은행에 가고 싶은 학생들은 많으나 채용하려는 은행이 적어 은행에 찾
아다니며 입사원서를 한장이라도 더 받아야만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은행들이 여상졸업생들을 뽑지 않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은행들이 90년대들어 경영합리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다 사무자동화가
진전됨에따라 절대적인 인원을 늘리지 않고 있는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실제 지난해 14개 시중은행의 은행원숫자는 총6만8천18명으로 전년(6만
8천 4백52명)보다 4백34명 감소했다.

이는 사무자동화가 진전되면서 인력감축추세가 뚜렷한데다 개방과 자율화
시대에 적응하기위해 군살빼기를 한창 추진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대신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시간제직원(파트타이머)을 선호,
지난9월말현재 조흥 제일 한일 외환 신한등 5개 시중은행의 파트타이머는
총1천6백80명으로 전년말의 1천1백90명보다 41.2%증가했다.

특히 지난92년 전은행으로 확산된 여행원제도폐지도 여상졸업생의 취업
을 가록막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남자직원과 봉급이나 승진에서 차별을 명문화했던 여행원제도가 사라지자
은행들은 같은 조건이라면 남자직원들을 채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존 여직원들은 여행원제도폐지이후 좀처럼 은행을 그만두는 법이 없어
졌다.

지난76년 "결혼퇴직각서제도"가 없어진후에도 80년대중반까지는 결혼과 동
시에 은행을 그만두는게 관례였다.

그러나 결혼후 근무를 계속할수 있는 분위기가 일반화되고 여행원제도폐
지로급여가 높아지면서 스스로 퇴직하는 여행원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은행들은 궁여지책으로 명예퇴직제도를 5급여행원에게까지 확대했으나 그
다지 호응은 없는 실정이다.

결국 여상졸업생들에게 최고의 직장이었던 은행들의 문턱은 더욱 높게만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