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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신문 창간30돌] 멀티미디어시대, 떠오르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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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미디어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캐릭터산업이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캐릭터사용에 따른 로열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

    영화및 방송의 주인공이 각종 컴퓨터게임의 캐릭터로 등장한다.

    갖가지 캐릭터상품에 도입되는 것도 물론이다.

    워너브라더스등 미국영화사들은 전세계에 자사영화의 캐릭터상품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회사들은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로부터 캐릭터
    이용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미국의 스필버그감독은 지난해 로열티로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쥬라기공원의 성공탓.

    아동교육프로그램의 주인공인 바니도 인형이 불티나게 팔려 2위를 차지
    했다.

    코스비도 6백만달러를 벌여들였다.

    일본에서는 지난 92년 등장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애니메이션 "세라문"의
    캐릭터로 지금까지 1천억엔을 벌여들였다.

    이돈은 이를 방영한 방송사와 영화사 출판사가 나누어 갖는다.

    "멀티미디어시대가 본격화되면 우리도 이 비즈니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입니다. 방송이나 영화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로열티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책판매수익금보다 많아질 때가 올겁니다"

    일본굴지의 출판사이자 만화출판의 선두주자인 고단샤측의 쓰쓰이 마코토
    멀티미디어사업국 전자출판부장의 얘기이다.

    "세라문"은 고단샤에서 내는 만화였으나 TV방송을 통해 크게 히트했다.

    캐릭터산업이 이처럼 번창하자 기업들은 캐릭터의 주인공을 보호하기
    위해 상당수의 전담변호사까지 두고 있다.

    물론 이들에 대한 로열티가 자꾸 올라 멀티미디어전문기업이나 하드웨어
    업체들은 곤욕을 치른다.

    미국의 게임전문 소프트업체 일렉트로닉아트사의 마크 루이스 부사장은
    "갈수록 로열티가 올라 힘들다"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수 없어 TV
    스타들을 쓰지만 경쟁이 너무 심해 로열티만 오른다"고 푸념한다.

    저작권에 대한 논란도 거듭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멀티미디어저작권을 두고 가전업체들과 저작권자들간에 따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저작권자들은 사안별로 더욱 많은 저작권료를 요구하고 있지만 가전
    업체들은 가능하면 보다 싸게 저작물을 이용하고 싶어합니다. 시장이 확대
    되길 원하는 것이지요"

    일본음반협회 기무라사무국장의 설명이다.

    미국에서도 지난7월 행정부가 통신망을 통한 정보이용비를 받는등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는 저작권개정안을 내놓자 학계와 업계간에 상당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학계는 정보공유를 위해 저작권강화를 반대하고 업계는 찬성한다.

    정부는 멀티미디어저작권을 중시, 미전역의 정보고속도로를 꾸미고 있는
    태스크포스팀내에 지적재산권에 관한 연구팀을 만들고 보고서인
    "그린페이퍼"를 작성중이다.

    물론 이팀은 미정부의 고위관계자로 짜여졌다.

    멀티미디어의 경우 모든 저작물을 포괄하는 까닭에 이처럼 세계각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멀티미디어시대의 소프트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소프트에
    들어가는 모든 내용이 부가가치를 창출합니다. 따라서 문화산업분야의
    새로운 시장이 계속 열릴 것으로 봅니다"

    일본의 멀티미디어 컨설팅전문회사인 "에디트90"의 구와하라사장의 말이다.

    멀티미디어소프트의 구축은 관련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계속 새로운 산업을 낳고 사회를 변화시키며 문화를 변화시킨다.

    이러한 산업에 선진각국은 엄청난 정열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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