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인간의 삶과 질을 바꿔 놓는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달은 사회 구석 구석을 엄청나게 변모시키는 힘을
갖고 있고 생명공학은 인간이 몇살까지 살게될지를 점칠수 없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21세기를 문턱에둔 최근의 기술발전은 어제의 기술이 옛기술이
될정도로 매우 빨리 움직이고 있다.

어떤 과학자는 심지어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멈추게할 연구를 수행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이다.

미래기술이 우리 환경과 삶을 어떻게 바뀌게 할지 "꿈의 21세기"를 예상해
봤다.

평범한 월급쟁이 K씨는 아침에 서울을 출발,미국 LA에있는 친구한테가
맛있는 햄버거로 점심을 먹고 저녁은 집에 돌아와 집안식구들과 같이한다.

21세기에 펼쳐질 하루 일과중 한예다.

기계연구원이 그려놓은 2000년대의 교통은 전세계를 1일 생활권으로
묶어놨다.

지상에는 시속 500km의 초고속자기부상열차가, 해상에는 50노트(시속
96km)급의 400인승의 초고속 여객선이, 하늘에는 음속 2.4의 초음속 대륙
횡단 여객기의 출현을 예고했다.

자기부상형열차는 서울과 부산을 1시간대로, 서울 북경을 4시간대로 주파
하며 부산~시모노세키간 해저터널이 완공, 일본의 모든 도시로의 철도
여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주요도시및 중소도시를 연결하는 국가간선 철도망은 북한을 포함,
전국을 2시간대로 연결할수 있는 시속 300km의 고속전철이 개발되며 도심권
에는 다층고가형 전철과 2층전차및 모노레일복합형이 개발돼 교통지옥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초음속 대륙횡단여객기가 현재 보잉 맥도널 더글러스에서 연구개발중에
있어 실용화될날도 멀지 않았다.

더나아가 미국과 일본은 서울과 뉴욕을 2시간대로 주파할수 있는 마하 25의
극초음속기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라고 이름붙여진 이계획이 실현되면 서울과 뉴욕은
반나절 거리로 좁혀진다.

주요도로는 전자 감응식 도로로 건설돼 전자식 조종장치에 의해 조종되는
시속 300km의 최첨단 자동차가 개발되며 배기 소음규제를 만족시킬수 있는
시속 150km 주행거리 400km급 전기자동차가 선보이게 된다.

항공우주기술의 발달은 우주여행을 앞당기게 한다.

달나라로 신혼여행을 가고 우주공간에 펼쳐지는 밤하늘의 현란한 우주쇼를
통신위성이 쏘아보낸 화상이아닌 인간의 육안으로 감상할날도 멀지 않은
것이다.

현재 미공군은 대기권 횡단차량을 개발중에 있다.

이차량은 2~3t의 화물을 싣고 보통의 비행장활주로에서 이착륙이 가능
하도록 개발할 예정으로 있다.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은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며 스스로 판단할수 있는
컴퓨터"인 신경망컴퓨터를 실현시킨다.

인간의 두뇌구조와 기능을 본떠 학습및 판단등 이른바 사고능력을 갖추게
하는 뉴로컴퓨터이다.

이컴퓨터는 이제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경망이 공장의 제품검사등 로봇제어에 이용돼 불량품을
거의 완벽하게 검출해 내고 있으며 원료배합등 각종 최적화시스템이 도입돼
재료의 낭비를 극소화하는등 품질향상 경비절감을 통한 생산성향상에 기여
하고 있다.

또 의료분야에서는 환자의 심장박동 혈압 호흡속도등을 측정하는 의료장비
의 감시업무를 신경망컴퓨터에 학습시켜 환자에게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경보를 울리게 해주는 실험이 영국의 한 종합병원에서 진행중에
있다.

일본에서는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마이크에 대고 콧소리로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면 그음의 높낮이와 박자를 분석, 화면의 오선지에 음표를 나타내
주고 화음도 넣어주는 신경망컴퓨터가 이미 상용화 됐다.

또 신경망컴퓨터를 이용, 도시기능을 통제하는 인공지능도시 인공공장등이
등장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더나아가 유전공학과 신경망컴퓨터가 결합, 인간의 감성 감각
까지 표출이 가능한 로봇인간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전선이 어디인지를 모를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컴퓨터통신은 인간의
상상을 훨씬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컴퓨터 통신기술의 발달로 앞으로 많은 수의 샐러리맨들은 컴퓨터
네트워크망을 통해 집에 앉아 일을 하는 재댁근무가 보편화되고 지상낙원인
홈토피아를 예고해 주고 있다.

가끔 첨단의 컴퓨터 교육장비를 활용해 스스로 자녀교육을 하거나 대형
스크린에 유명교사를 불러 과외지도를 받기도 한다.

이때 로봇들은 집안팎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는등 잡일을
도맡아 한다.

이때가 되면 산업사회의 핵가족시대는 가고 각종 영상정보통신기기가
멀리 떨어져 생활하는 가족들을 수시로 연결해 주는 "전자 가족시대"가
문을 연다.

미국에서는 이같은 가정생활을 누릴수 있는 첨단의 지능주택으로 일명
"스마트하우스"나 "인텔리전트홈"으로 불리는 신종기술주택이 이미 개발된
상태이며 일본등 선진각국에서는 홈진료가 가능한 신종자동화기기가 상품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미래기술은 우리 인간에게 불노장수의 꿈을 실현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전공학기술의 응용으로 불치병의 치료가 가능해지고 인공장기의 개발로
인간의 수명이 보다 연장된다.

컴퓨터기술은 첨단의료 장비를 탄생시켜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진료를
가능케 할것이며 수술방법및 치료약의 개발은 암과 AIDS등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추방, 질병없는 사회를 만들게 된다.

머크 샤프 앤드 돔연구소는 최근 84년도에 노벨의학및 생리학상를 수상한
밀스타인이 발견한 모노클로널 항체 생산기술을 이용, 암정복에 나서고
있다.

동물의 혈청에는 수백가지의 항체가 포함돼 있어 하나만을 분리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런데 돔연구소는 최근 보통의 감기에 주원인이 되는 라이노 바이러스에
대한 모노클로널 항체를 분리하는데 성공한데 이어 암세포하고만 결합하는
모노클로널 항체 분리연구에 나서고 있다.

이 연구소는 이 항체분리에 성공할 경우를 대비, "마법의 탄알"이라는
이름까지 지어놓고 있다.

유전공학의 발달은 이와 더불어 인간에게 풍요한 수확을 약속해 주고 있다.

해충이나 박테리아가 공격해도 너끈히 견딜수 있는 옥수수, 가뭄이나 추위
에 견딜수 있는 밀, 놀라울 정도로 영양가가 높은 벼나 콩등이 2000년대에는
실현될 전망이다.

21세기에는 또 가로등이 없는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해가지면 은행나무나 플라타너스등 가로수들이 가로등 대신 거리를 밝혀
주게 된다.

유전공학기술이 수은등보다 훨씬 밝고 아름다운 광선을 뿜어 내주는 식물을
만들어 줄것이기 때문이다.

유전공학의 발전은 지구상의 생물들을 본래의 기능과는 전혀다른 생명체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신기능생물"을 탄생시킨다.

신소재와 대체에너지기술은 지구촌을 자원고갈의 위기로부터 구제하고
인류문명을 또 한차례 꽃피게 한다.

신소재는 인류에게 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를 열게했고 20세기에는 합금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21세기에는 고기능화와 극한기술에 대응할수 있는 더 가볍고 더 단단한
복합재료와 기능성소재가 상품화돼 일반화된다.

이미 섬유와 플라스틱을 조합해만든 복합재는 강도와 경도가 모두 종래의
구조물을 훨씬 웃돌고 있다.

복합재와 기능성소재는 우리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복합재로 만든 차는 연비를 크게 절감하고 차내 공간을 넓어지게 하며,
흡음성이 좋아 소음이 없어지며, 차체의 부식도 해소시켜 주게 된다.

21세기의 첨단기술은 이같이 우리의 세계를 회색이 아닌 녹색의 시대로
만들어 갈것이라는데 많은 학자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

< 이기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