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초강세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올들어 가장 활발한 주가상승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

13일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1천1백고지를 거뜬히 넘어서기도 했지만 기술적
지표상 별다른 조정신호도 나타나지 않고있다.

여러 기술적 지표는 여전히 상승신호를 보내는 중이다.

종합주가지수와 장단기이동평균선은 정배열상태를 단단히 유지하는
상태이다.

지수급등이 계속되면서 종합주가지수와 25일이동평균선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25일이격도는 과열권인 1백6%대에 다가섰다.

75일이격도 역시 1백10%선을 훨씬 넘어서며 과열신호를 내고 있다.

보통 상승장세일때 이격도상의 과열신호는 25일선의 경우 1백6%,75일선은
1백10%로 본다.

그러나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지나가고 있는 길은 아직까지 우리
주식시장이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길이다. 어느정도가 과열인지 좀체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작년 11월의 강세장에선 25일선 이격도가 1백9%까지 높아진 적이 있다.
이때 75일 이격도는 1백15%선이었다.

또 올해 2월 강세장에선 25일 이격도가 1백9%선,75일 이격도가 1백14%선
까지 커진 뒤에 조정국면이 시작됐었다.

이같은 전례에 비춰보면 현재의 이격도수준이 곧바로 조정국면을 예고
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볼수 있다.

기술적 분석전문가들은 지난 9월초 종합주가지수 월봉차트상에서 상승
직각삼각형이 완성됐을 때 이 삼각형을 일단 돌파하면 과열정도가 심각한
수준까지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예측한 바 있다.

거래량지표도 좋다. 거래량 75일이동평균선과 1백50일선사이만 거꾸로
배열돼 있을뿐 나머지 이동평균선은 정배열을 유지하고 있다. 75일선과
1백50일선은 두가지 선이 모두 강하게 상승하고 있다.

빠르면 다음주께에 75일선이 1백50일선을 위로 뚫고 올라가는 골든크로스
가 나올 전망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올랐을 때의 거래량누계에서 떨어졌을 때
거래량누계를 뺀 값인 OBV(온 밸런스 볼륨)는 지난주후반부터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상승일의 거래량을 주가하락일의 거래량으로 나눈 VR(볼륨레이쇼)도
지난주말까지 다소 줄어들다가 이번주들어 다시 커지고 있다.

그러나 14일현재 1백*%수준으로 보통수준보다 조금 높은 정도에 불과
하다. 보통 VR은 1백50%가 보통 수준이고 75%를 바닥,4백50%를 꼭대기로
본다.

추세가 뚜렷한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MACD(이동평균 수렴.확산지표)
차트도 매수신호를 내고 있다.

단기 MACD지표는 지난후반에 장세가 확연히 개별종목장세로 바뀔 때 잠시
매도신호를 냈다가 이번주초에 다시 매수신호로 바뀌었다.

기술적분석가들은 장기MACD차트에서도 14~15일쯤에 매수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ACD차트는 MACD가 시그널선의 위아래로 움직이며 매수 매도신호를 내는
차트이다. MACD는 12일지수이동평균값을 26일지수이동평균값으로 뺀
것이다.

이렇게 구한 MACD의 9일이동평균선을 시그널선이라고 한다. MACD가
시그널선을 위로 뚫고 오르면 매수,아래로 내려오면 매도신호로 본다.

주가와 거래량의 중장기이동평균값으로 작성되는 지수상관곡선(역시
계곡선)도 오른편으로 강하게 치솟으며 매수신호를 지속하고 있다.

25일 역시계곡선은 지난주에 잠시 매수유보신호를 내기도 했다.

75일 역시계곡선은 현재 매수유보의 기미를 조금씩 나타내고는 있으나
아직은 미약한 편이다.

이처럼 종합주가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도 기술적 지표상
별다른 조정의 신호가 없다. 투자심리선도 66%대여서 과열권인 75%선
과는 거리가 있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강세장의 지속에도 불구하고 과열신호가 나오지
않는 이유로 일반투자자의 가세에 따른 고객예탁금지표의 지속적인
호조와 순환매에 따른 종목군별 업종별 조정의 진행을 들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10월들어서만 6천4백43억원(11일현재기준)이 늘었다.

기관중심의 장세였다면 주식시장은 그동안의 지수급등에 따른 에너지
소진으로 이미 짧은 조정이나마 거치고 있겠지만 일반투자자의 가세로
금세 힘을 재충전했다는 해석이다.

또 최근들어 9월16일의 1천포인트돌파때까지 시장을 주도한 고가권의
핵심블루칩이 조정을 거치는 대신 중저권 주식들이 순환상승을 거듭
하면서 지수상승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이과정에서 상승세를 탄 종목군들은 대부분 다시 조정을 거친뒤 다시
오르곤 했다.

따라서 종전같으면 장 전체가 겪었을 조정국면을 종목군이나 업종별로
나누어 거쳤기 때문에 특별한 종합주가지수 조정없이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양상은 상승종목수를 하락종목수로 나눈 비율인 ADR(등락비율)이
강한 오름세를 보이는 것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ADR지표의 상승은 여러종목이 골고루 오르면서 그동안 극심했던 주가
양극화가 해소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매수세가 구석구석에까지 파고들면서 새롭게 움직이기 시작한 종목들이
힘을 보태는 대신 그동안 오른 종목은 잠시 쉬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적 분석전문가들은 당분간 종합주가지수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지수상승이 급격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일단 조정국면이
시작되면 기간은 짧더라도 조정폭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록 단기적인 장세전망이 매우 밝지만 그뒤에 다가올 조정국면도
조심스럽게 대비해야할 시점인 셈이다.

<정진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4일자).